中 단체 관광 재개에도 효과는 글쎄…면세점 '속앓이'

서울의 한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 등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 등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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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가 중국 단체 관광의 더딘 회복세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방한 단체 관광을 허용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실질적인 체감 효과는 미미하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국내 물가가 높아진 데다 중국 내수 시장 부진이 겹치면서 중국 내 방한 단체 관광 수요가 예전만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9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36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6% 감소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8월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반면 8월 면세점 이용객 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하늘길이 열리면서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늘고 있지만 객단가가 낮아 매출 회복이 더디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고객을 살펴보면 객단가가 높은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보다는 개별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중국 국경절 연휴 등을 거치며 매출이 소폭 신장했지만 기저 효과에 따른 착시라는 반응이다. 중국 단체 관광객 수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현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중국 단체 관광객 이용 빈도가 높은 페리, 크루즈 탑승률은 저조하다. 실제로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운항이 재개된 중국발 여객선 4척의 탑승률은 평균 20% 미만에 그치고 있다. 칭다오 항로에서는 정원 660명 규모 여객선이 37차례 운항했으나 최고 탑승률은 18%에 불과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여행사에서 방한 단체 관광 모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단체 관광 활성화까지 2~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내년까지 더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중국 단체 관광객 수요가 낮아진 것은 높아진 국내 물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숙박·외식 등 국내 물가가 높아지면서 단체 관광 상품 또한 가격이 높아진 것이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선호하는 중·저가형 호텔 숙박 비용이 높아진 것이 대표적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했을 때 호텔 공급은 늘었지만 내국인 이용도 늘면서 전체적으로 가격이 15% 이상 올랐다”며 “중국 여행사에서는 2019년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데 4년 전 가격은 국내 중·저가형 호텔들이 받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면세업계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개별 관광객 객단가는 크게 낮아졌다. 그나마 객단가가 높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의 경우에도 올해부터 관세청 주도로 송객수수료를 낮추면서 매출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 결국 대규모 유커 방문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 완전한 '리오프닝'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관광 상품이 다양해지고 항공편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유커 방문이 기대만큼 늘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단체 관광 재개 효과를 체감하려면 연말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