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싱킹Ⅱ]〈62〉 디자인 싱킹의 잠재적 한계와 그 이후(1)

김태형 교수
김태형 교수

'디자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범주를 넘어 비즈니스 혁신을 주도하는 전략이자 핵심 원동력으로 부상했다. 디자인 싱킹 역시 수년 동안 인간 중심의 창의적 방식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접근법이자 사고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디자인 싱킹이 모든 문제의 보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에도 많은 사람이 공감한다. 단순히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물건을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결코 사소한 변화가 아니다. 이는 중요한 사고의 전환을 의미한다. 디자인이 사물, 서비스, 심지어 사회 운동까지도 구현하고 형상화하는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디자인 싱킹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 싱킹의 잠재적 한계와 향후 문제해결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디자인 싱킹에서 말하는 인간 중심의 '반응성'이란 '문제를 인식한 사람'이 가지는 요구사항이나 행동에 시스템이 빠르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문제를 인식했던 사람의 만족도를 높이고 시스템 사용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일례로 사용자의 입력이나 요구에 신속하게 응답하거나 적절하게 조정·변경하는 능력인 사용자 경험에서부터 우리가 제품이나 서비스, 가상의 공간에 이르기까지 이를 이용하는 전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 인식, 물리적 반응, 행동 등을 포함하는 고객 경험 등 인간의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디지털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물리적 제품을 넘어 서비스, 환경 등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반응과 행동, 감정, 인식 등 그 능력을 필요로 하는 범위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우리는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작은 변화뿐만 아니라 새롭고 '혁신'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 여기서 혁신은 일상 문제에 대한 일시적인 해법이 아닌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대안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 싱킹은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에 혁신을 선도하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시대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패러다임을 바꾸는 '급진적 혁신'을 위해서는 디자인 싱킹을 넘어서는 새로운 방식과 도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주로 지적되는 디자인 싱킹의 한계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인간 중심의 접근방식에 따른 시간적 한계다. 디자인 싱킹은 문제를 인식하는 사람의 필요와 즉각적인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디자인 싱킹은 사람을 중심으로 본질적인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것에 유리하다. 만약 충분한 시간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나 체계적인 변화가 상대적으로 무시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둘째, 팀워크와 협업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개인의 창의성이나 독립적인 생각을 억압할 수 있다. 합의를 강요하며 비판적 사고를 방해하는 집단적 사고와 같은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셋째, 디자인 싱킹은 지속적이고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조금씩 개선해가는 단계적 혁신에 유용하다. 그러나 급진적이거나 파괴적인 혁신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따르지 않는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