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국내 전력산업의 효율화,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이 핵심이다

박태식 목포대 교수
박태식 목포대 교수

국내 전력설비는 경제 성장에 따른 급격한 에너지 수요 증가로 설비 신설과 증설에 주력해 왔다. 최근 고도 성장기에 설치된 많은 전력설비가 수명에 근접했거나 초과해 운전되고 있다. 장기간 사용 중인 설비는 고장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고장이 발생하기 전 적절한 시점에 교체를 검토해야 한다.

또한 산업설비가 고도화되면서 정전에 의한 체감적 피해와 사회적 손실비용 증가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최적의 전력설비 관리정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력설비는 고비용 및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중요한 자산이다. 이에 따라 기술적 측면인 설비의 성능과 경제적 측면인 고장발생시 파급되는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야 한다.

최근 자산관리(Asset Management) 기술은 전력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주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은 전력설비의 성능, 위험도 및 경제성을 고려해 전력계통의 운전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최적의 유지보수 및 교체 전략을 제공하기 위한 솔루션이다.

이 기술은 전력설비에 대한 센서, 통신, 데이터의 저장 분석 등의 진보된 기술을 활용해 유연하고 능률적인 유지보수 및 교체에 대한 자산관리 투자 결정 모델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전력설비의 상태 및 수명에 따라 사용연한을 늘리고,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는 등 효율적이고 생산적 투자 방안에 대한 제시가 가능하다.

지난해 발간된 매킨지 리포트에 따르면, 자산관리를 통해 자본적지출(CAPEX)을 40~60%, 연간유지비용보수(OPEX)를 20~25%이상 절감할 수 있다. 예방진단 비용 역시 90%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2014년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자산관리에 대한 국제 표준인 ISO55000을 제정한 이후, 국내에서도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력설비에 대한 다년간 축적된 운영 노하우 및 고장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한국전력(KEPCO)은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KEPCO형 리스크기반의 자산관리 기술 개발 및 자산관리시스템 구축을 완료했고 올해 말 전사 오픈해 본격 운용할 예정이다.

한국전력의 전력설비자산관리시스템 'AMS(Asset Management System)'는 송배전 주요설비 10종에 대해 전력설비의 수명, 상태, 운전이력을 기반으로 고장확률과 신뢰도, 재무, 안전, 환경에 대한 고장영향 비용을 산출한다. 여기에 전력설비의 현황을 종합 평가하고 최적의 유지보수와 효율적 투자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

현재 한국전력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은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향후 자산투자계획(AIP) 기술 및 최적화 엔진 개발을 통해 전력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설비의 자산관리 기술은 디지털 전환의 우수사례로 에너지 산업의 미래 기술로 한전의 주도적 역할과 효과가 기대된다. 이러한 노력은 전력 인프라를 더욱 향상시키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박태식 목포대 교수 tspark@mokpo.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