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종로구 카페포엠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에서 열연한 배우 수지와 만났다.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 분)이 셰어하우스에서 은퇴아이돌 두나(수지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로맨스드라마다.
수지는 극 중 타이틀롤 이두나로 분했다. 걸그룹 출신으로서의 경험치와 매력적인 비주얼을 발판으로, 불안과 결핍을 느끼는 자기방어 기질부터 점차 단단해져가는 내면성장의 면모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또한 파격적인 흡연장면이나 상대배우 양세종과의 순수로맨스 등 연기표현은 물론, '수지화보집'이라 일컫을 만큼 다양한 비주얼 요소들을 완벽하게 소화해 보여주는 모습까지 배우로서의 꾸준한 성장과 성숙감을 보여주며 호평받았다.
수지는 인터뷰 동안 차분하면서도 유쾌한 모습과 함께, '이두나!'로서 공감했던 것들과 스스로의 성장지점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공개 전부터 특별한 애정으로 화제, 그러한 계기가 있는지?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선택했을 때는 물론, 촬영하는 가운데서 점점 애정이 강해졌다.
물론 가장 최근작이라 그럴지도 모르지만(웃음) 볼때마다 다른 부분들이 보이고 느껴지는 작품이라 그런 것 같다.
-이두나 캐릭터의 포인트는?
▲'나는 엉망이지만, 너는 나를 엉망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라는 경계와 이기심의 중간점을 보여주려는 데 집중했다.
특히 초중반의 흡연장면을 비롯, 아이돌로서는 보여지기 어려운 인간의 기본욕망과 예민한 지점들을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초반에는 보다 날카롭게 대사부분들을 바꾸면서 무례하고 이기적인 부분을 강조했다면, 중반부 이후에는 원준을 향한 장난 반 진심 반의 설렘들을 표현하려고 했다.
이러한 두나의 흐름 속에서 스스로를 속인다 말할 정도로 표현을 자제하고 회피했던 아이돌시절 제가 떠올랐고, 몰입이 더 잘 됐다.
-'수지화보집'이라 불릴만큼 스타일링이 화제였다. 매력적인 비주얼미모는 좋았지만, 과감한 크롭을 고집한 듯한 캐릭터의 이유는 무엇?
▲실제 저도 타이트하고 움직이기 편한 옷과 많이 펑퍼짐한 옷, 두 가지를 홈웨어로 입는다.
작품 속 두나의 스타일링은 일반적이지 않은 갇혀있는 듯한 삶에 따라 마음이 불편함을 겉으로 표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 그러한 지점을 위해 얇고 짧고, 조그마하면서도 추워보이는 느낌의 스타일링들을 중점으로 했다.
-월미도 데이트를 비롯한 화제의 장면들, 실제 배우로서의 로망실현 포인트는?
▲원준과 두나가 함께 공연을 본다거나, 친구들이 모여서 함께 노는 것 등은 현실적인 즐거움이 느껴져서 좋았다.
또 월미도 놀이공원 신은 알아보는 사람이든 긴가민가하는 사람이든 구애받지 않고, 시선해방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보여준 듯해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양세종(원준 역), 이진욱(P 역)과의 호흡은?
▲우선 (양)세종 오빠와는 빨리 편해져야겠다는 생각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대화를 많이 나눴다.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감정의 두나와 받아들이는 원준 사이의 감정선이 깊어지는 바에 따라, 적절히 몰입지점을 조율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했다.
이진욱 선배와의 호흡은 텐션이나 감정크기가 큰 것들이 많았다. 차가운 이성의 P와 대비된 감정적인 두나의 모습을 잘 표현하려고 여러 방면으로 고민했고, 소통했다.
-극 중 두나는 원준과의 교감 속에서 한 단계 성장한다. 그에 따른 수지의 생각은?
▲불안과 외로움, 경계심을 지닌 두나가 병원에서의 발가락양말 에피소드를 계기로 원준의 순수함을 느끼면서 경계가 허물어졌고, 그것이 새로운 지점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
뭔지 모를 안도감과 순수함, 따뜻함을 본능적으로 느낀 이후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시작점이었고, 한층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연기를 통한 오랜만의 아이돌 체감, 어땠나?
▲우선 극 중 걸그룹 '드림스윗' 촬영을 할 때, 처음에 동료들과 헤매던 것도 잠시, 금방 적응해내면서 아이돌로서의 경험기억을 새롭게 느끼게 됐다.
그와 함께 작품 속 아이디어들도 새롭게 떠올랐다. 회차 중 두나의 편의점 신의 경우, 알바생이 두나를 못알아볼 법한 어르신으로 바뀌면 좀 더 자연스러워질 것이라 생각해서 제안했고 받아들여졌다.
배우로서 아이돌을 새롭게 마주하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두나의 외로움극복은 흡연, 수지는 어떻게?
▲요즘에는 그렇지 않지만, 두나처럼 심적인 외로움을 느끼면 혼자만의 시간을 잘 가지면서 극복하곤 한다.
보통 청소하고 그림을 그리는 등 그 시간에 매몰되지 않도록 다른 곳에 집중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털어내곤 한다
-수지가 바라본 '이두나!'는 성장물인가? 로맨스인가?
▲두 요소 다 있다고 생각한다. 원준-두나를 비롯한 로맨스 정서가 중점적으로 흐르지만, '자신을 아프게 하는 것들을 가만두지 않겠다'라는 진주의 대사처럼 성장형 면모도 분명히 있다.
-배우 수지로서의 성장체감은?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욕을 많이 먹었던 처음을 지나 칭찬을 자주 듣는 시점이 되니 스스로 기분이 이상했다(웃음). 지금은 뭔가 좀 더 확신있게 해도 될 것같다는 자신감이 좀 더 생겼다.
연기현장 안팎에서 내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하면서, 일 하나에 매몰되지 않게 효율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성장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수지가 생각하는 청춘과 사랑?
▲청춘은 뭘해도 빛나는 것, 사랑은 안정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 빗대보면, 불안정한 두나를 다독여주고 안아주는 원준의 마음같은 것일 것이다.
-이두나!가 수지에게 남기는 의미?
▲캐릭터나 작품 모두 큰 애정이 가는 작품이었다. 제 스스로를 돌아보고 치유가 됐던 마음쓰이는 작품이자, 하나의 성장포인트가 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굉장히 한국적인 감정흐름이라 느꼈는데, 글로벌 팬들이 좋아해주셔서 신기하고 감사하다. 좀 더 많이 챙겨보시고 공감하시다보면, 그 감정들과 의도가 이해되는 재밌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