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혁신금융' 온투업, 정책 지원 이뤄져야

최문석 리딩플러스 대표
최문석 리딩플러스 대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은 개인간거래(P2P) 방식으로 돈이 필요한 차입차와 돈을 빌려주려는 투자자를 인터넷에서 연결하는 금융서비스로 시작했다. 2020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제정된 이후 줄곧 P2P라고 불려왔던 서비스 업종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으로 정식 명칭이 부여되며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 사이에서 '1.5금융' 역할을 지향하는 새로운 금융업으로 태어났다.

온투업 등장으로 일반 금융소비자가 누릴 수 있게 된 가장 큰 이점은, 시중은행 등 1금융권 대출이 어려웠던 금융 소외계층에게 대출 기회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이른바 '포용금융'이다. 이들은 중저금리로 이자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은행 예·적금 금리가 아쉬웠던 투자자에게는 연 평균 10~11% 정도의 다양한 금융 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기회가 제공된다.

온투업의 거래 방식은 기존 전통 금융과 다르다. 전통 금융기관에서 이루어지는 금융 거래, 즉 수신거래는 투자자(혹은 예금자)와 금융기관간의 거래며, 여신거래는 자금 수요자인 차입자와 금융기관간 거래다. 이 방식에서는 차입자와 투자자간 어떠한 접점도 없고, 금융기관이 직접 금융 거래를 일으킨다. 하지만, 온투업은 자금 공급자인 투자자와 자금 수요자인 차입자를 온라인 플랫폼에서 직접 연결시킨다. 즉, 온투업체는 금융 거래를 위한 일종의 중개기관으로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투자자와 차입자를 직접 연결함에 따라 투자수익률은 다른 금융업권의 금융상품에 비해 비교적 높다. 기존에는 금융기관이 직접 금융거래를 해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한 대가로 예대마진을 취하는 것과는 달리, 온투업의 경우 리스크 발생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투자자가 온전히 가져간다. 따라서 투자자가 안전한 투자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갖고 있다면 타 업권 대비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 중 유일하게 온투업에는 '투자한도'도 존재한다. 온투업에 대한 투자경험이 적은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하고자 국가 차원에서 마련한 일종의 조치다. 온투업에는 투자한도에 따라 일반투자자, 소득적격투자자, 전문투자자 그리고 법인투자자로 나뉜다. 소득적격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연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합쳐 1억 이상이거나 연 이자 및 배당 소득이 2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소득적격투자자의 경우 업권 내 전체 한도가 4000만 원인 일반투자자보다 2.5배 높은 1억 한도 내에서 투자 가능하다. 전문투자자의 경우 증권사에서 발급받은 전문투자자 자격증을 제출하면 된다. 전문투자자와 법인투자자의 경우 한 상품당 모집금액의 40% 이내에서만 투자한다면 투자한도 무제한이라는 조건 하에서 자유롭게 투자가 가능하다.

올해 상반기 금융감독위원회는 개인 투자자의 업권 내 투자 한도를 기존 30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올렸다. 부동산 관련 대출 상품의 투자 한도 역시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상향조정하며 온투업의 투자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여전히 느린 규제 완화 속에서는 온투업권의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숙원 과제인 기관투자허용을 위한 관련 법령 개정과 세부 가이드라인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점은 가장 아쉽다. 온투업계로의 기관투자자 참여를 적극 허용해야 업권의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유도할 수 있다. '중금리' 라는 새로운 수요를 기반으로 등장한 혁신금융 온투업은, 결국 투자가 늘어야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포용금융과 대안금융을 지향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 정책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온투업권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물론 온투업사들 역시 업권 전체가 고객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각사의 재무 건전성과 금융 전문성 강화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도 있다.

최문석 리딩플러스 대표이사 mschoi@lead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