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신화도 무너졌다…가구업계, 경기 침체에 '속수무책'

이케아 동부산점 전경
이케아 동부산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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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코리아가 2년 연속 역성장이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오프라인 매장 출점 정체, 온라인 시장 대응 실패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거래 절벽,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위축된 리빙업계가 내년도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케아는 2023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이 6007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회계연도 대비 3.5% 감소한 수치다. 지난 2014년 한국에 진출한 이케아는 지난 2022 회계연도에서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1% 줄어든 26억원을 기록했다. 이자비용과 기타 손실이 늘어나면서 당기순손실 52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는 엔데믹 전환 이후 홈퍼니싱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부동산 거래 절벽과 소비 심리 위축이 겹치며 전체 리빙 업황이 크게 악화됐다.

이케아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출점을 중단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도심 외곽에 창고형 매장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는 이케아 특성 상 신규 출점은 성장세를 지속하는 필수 요소다.

이케아는 지난 2020년 4호점 동부산점 이후 신규 매장이 없다. 내년 오픈하는 서울 강동점 외에는 추가 출점 계획도 모호하다. 지난해 충남 계룡점은 입점을 포기했고 대체지로 택한 대구점은 용지 매매 계약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 매출 추이
이케아 매출 추이

온라인 대응도 부족했다는 평가다. 경쟁사가 대대적인 플랫폼 개편을 통해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O4O) 전략을 펼친 것과 대비된다. 리빙·패션 플랫폼이 생활소품, 소형가구 카테고리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도심형 매장 부재, 신성장동력 창출 실패 등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케아 관계자는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 주택 시장 침체 등이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옴니채널 강화에 따라 온라인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5.8%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가구업계는 올해도 부진한 성적표를 제출할 전망이다. 3분기 누적 기준 한샘, 신세계까사 등이 외형이 감소했다. 부동의 침대 시장 1위 에이스침대도 2년 연속 역성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업체들은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으로 내년도 반등을 꾀한다. 신세계까사의 경우 객단가가 높은 소파·침대·옷장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오픈형 시스템장 '뉴로브', 패브릭 소파 '로네' 등 모듈형 방식을 적용해 개인화된 고객 취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0월 프리미엄 가구 시리즈 '마이스터 콜렉션'을 내놨으며 세계 각국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소개하는 세계가구 전문관도 운영 중이다. 에이스침대는 수입 가구 전문점 '에이스 에비뉴', 프리미엄 리클라이너 브랜드 '스트레스리스' 팝업을 열고 프리미엄 소비층 접점을 키우고 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