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게 물걸레질까지 하는 청소기 어디 없을까?'
몇 년 전만 해도 청소 따로 물걸레질 따로 하는 게 번거로워 종종 하던 생각이다. 그때는 실현되긴 어려운 기술 아이디어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진공 청소와 물걸레질이 가능한 제품이 시장에 등장했다.
오늘 소개할 '로보락 다이애드 프로 콤보'도 그러한 제품 중 하나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제품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타사 제품이 진공 청소기 헤드를 교체해 습식 청소를 추가로 지원하는 방식이라면, 로보락은 기존 습식 청소기의 본체를 분리해 진공 청소기 모드로 전환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로보락 다이애드 프로 콤보는 습식 청소기였던 전작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진공 청소 기능을 추가했다. 본체를 습식 청소 모듈에 장착하면 물걸레 청소를 할 수 있고, 먼지통과 헤드를 장착하면 진공 청소기로 변신해 먼지를 빨아들인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미니 모터 브러시나 2-in-1 청소 헤드를 장착해 침구나 창틀도 청소할 수 있다.
한층 깨끗한 청소를 원한다면 '습식 청소 모드'
습식 청소 헤드 바닥에는 브러시를 두른 롤러가 두 줄 들어있다. 두 롤러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흡입력을 한층 강화한다. 앞쪽 롤러 브러시의 폭은 헤드 양쪽 모서리에 닿을 정도로 넓다. 바닥 구석까지 꼼꼼히 닦을 수 있는 구조다. 한편 헤드 전면에는 실리콘 완충제를 붙여, 청소하다 헤드가 가구에 부딪혀 상처가 나는 상황을 예방한다.
습식 모드로 사용하려면 먼저 본체 뒤쪽 정수통에 깨끗한 물을 채워야 한다. 청소기를 켜면 정수통 물이 헤드에 장착된 브러시에 조금씩 흡수된다. 물기를 머금은 브러시로 바닥을 닦으면 오염물질이 1만 7000파스칼(Pa)의 압력으로 오수통에 빨려 들어간다.
자동 청소 모드를 사용하면 센서가 바닥 오염도를 측정한다. 만약 바닥이 더러워 강도 높은 청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디스펜서에 들어있는 세척액을 브러시에 묻힌다. 물로만 닦을 때보다 훨씬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다.
헤드가 무겁고 정수통까지 장착됐기 때문일까. 청소기 손잡이를 잡아 일으켜 보니 생각보다 묵직했다. 제대로 된 습식 청소를 기대하려면 어느 정도 무게가 나가야 한다. 헤드에 바퀴가 달려 청소기를 움직이는 데 특별한 불편함은 없었다. 롤러가 돌면서 20뉴턴(N)의 압력으로 브러시를 바닥에 누르고 오염물질을 훑어내는데, 일부러 힘을 주고 누르지 않아도 바닥이 깨끗하게 청소됐다.
한편 손잡이에 있는 '모드 전환' 버튼을 누르면 청소 모드가 바뀌는데, 바닥에 남은 물기를 제거하는 모드가 매우 인상 깊었다. 화장실이나 비가 온 날 현관처럼 젖은 바닥을 깔끔하게 청소하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습식 청소를 마친 다음 충전 도크에 거치하고, 손잡이 맨 위에 있는 '자동 청소'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브러시를 세척한다. 정수통 물과 세척액을 브러시에 묻히고, 롤러 안쪽 스크래퍼가 브러시를 긁으면서 묻어있는 오염물질을 뗀다. 이와 동시에 모터를 가동해 브러시에서 떨어진 오염물질을 오수통으로 빨아들인다. 세척이 끝난 다음에는 젖은 브러시에 약 50℃의 열풍을 불어 물기를 말린다. 습식 청소를 할 때 가장 번거롭다고 느꼈던 물걸레 세척과 건조까지 청소기가 알아서 하니 굉장히 편했다.
청소 환경에 따라 헤드 교체하는 '진공 청소 모드'
모터가 들어있는 본체를 습식 청소 모듈에서 분리한 다음, 대신 먼지통을 연결하면 진공 청소기로 사용할 수 있다. 진공 청소 모드에서는 △긴 청소봉이 장착된 바닥 브러시 △침구 청소에 특화된 미니 모터 브러시 △좁은 틈새를 청소하는 데 적합한 2-in-1 청소 헤드를 장착할 수 있다. 본체에 들어있는 BLDC 모터는 초당 최고 11만 RPM 속도로 회전하며 이물질을 강력하게 빨아들인다.
로보락 다이애드 프로 콤보를 몰랐을 땐 진공 청소기에 습식 청소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주력 기능은 습식 청소며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해 진공 청소 기능을 추가했다. 진공 청소 모드에 딱히 특별한 기능은 없었지만 청소할 장소에 따라 적합한 헤드를 골라 장착할 수 있어 활용도가 좋았다.
다양한 모드, 가정에서 어떻게 활용할까
로보락 다이애드 프로 콤보의 가장 큰 장점은 습식·건식 청소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이렇게 활용하면 된다.
먼저 바닥 청소를 할 땐 진공 청소 모드를 사용하자. 강력한 모터로 먼지나 자잘한 이물질을 깔끔하게 빨아들인다. 청소해 보니 기존에 사용해 봤던 다른 스틱형 청소기보다 헤드가 부드럽게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방 구석이나 벽 바로 아래처럼 각진 부분을 청소할 때 헤드 각도를 맞추기 쉬웠다.
바닥 청소를 마치면 미니 모터 브러시 헤드로 교체한 다음 소파와 침구를 청소한다. 그다음 2-in-1 청소 헤드로 교체하고 소파 틈이나 창틀 같은 좁은 틈새까지 깔끔하게 청소하면 먼지 청소는 일단락된다.
부엌이나 현관 바닥처럼 쉽게 더러워지는 장소는 습식 청소 모드를 활용해 보자. 요리하다 기름이 튄 부엌 바닥, 눈이나 비가 온 날 물 묻은 신발을 신고 들어온 현관 바닥을 청소할 땐 진공 청소보다는 습식 청소가 어울린다. 이때 자동 모드를 사용하면 센서가 바닥 오염도를 인식해 물과 세척액의 분사량을 조절하므로 낭비 없이 딱 필요한 만큼의 청소가 가능하다.
습식 청소를 마치면 바닥에 물기가 남아 있다. 건조한 겨울에는 물기가 금방 마르지만 습한 여름엔 자칫 불쾌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바닥 건조 모드로 한 번 더 청소하면 습식 청소하면서 바닥에 묻은 물기를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사용하면서 편리했던 점과 아쉬운 점은?
로보락 다이애드 프로 콤보를 사용해 보면서 만족했던 점은 △청소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모드를 적용할 수 있는 점 △베젤리스 브러시 구조 덕에 바닥을 구석구석 청소할 수 있다는 점 △습식 청소를 마치고 물걸레를 손세탁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있었다.
또한 충전 도크에 교체용 헤드를 포함해 거의 모든 액세서리를 한데 거치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기존에 사용했던 타사 청소기는 교체용 헤드를 둘 곳이 없어 서랍에 따로 보관하느라 적잖이 번거로웠다.
한편 아쉬웠던 점도 없진 않았다. 먼지통에 청소봉이나 헤드를 결합할 때 명료하게 맞물리는 느낌이 들지 않아 결합이 제대로 됐는지 다시 확인해야 했다. 청소기를 충전하려면 습식 청소 모듈에 장착하고 거치해야 하는데, 이때 먼지통을 본체에서 분리해야 되는 점이 아쉬웠다. 충전 도크 옆에 먼지통을 비워주는 전용 도크가 함께 있었다면 사용성이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싶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