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민의 테크읽기]CES 2024 기술의 축이 변화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소비자 시장에서 기업용 시장으로, 제품에서 친환경·사회적 책임으로, 개별 기술에서 융합 산업으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시장의 빠른 변화는 개인·회사·국가에 큰 부담을 줬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넘었지만 아직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았다. CES 2024에서는 복잡한 대외 환경에서 회사별 전략과 제품을 발표하고 고민을 나누고 있다.

CES 주관사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2024년 주목해야할 기술 동향' 발표는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예년에는 모빌리티·스마트홈·디지털헬스·콘텐츠 등 수직적 개별 산업군과 기술을 주로 언급한 바 있다. 올해에는 수직적 개발 기술, 산업군과 함께 산업군별 수평적 변화를 강조했다. 개별 산업에서는 공통적으로 인공지능(AI)과 지속가능성·포용성을 핵심으로 꼽았다.

AI와 지속가능성, 포용성에 대한 CTA 제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시장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AI 기술에 대해서는 기업뿐 만 아니라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술 자체에 대한 투자와 함께 AI를 도구로 사용해 효율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라지는 산업과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함께 안전한 AI를 위한 정부의 제도화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지속가능성과 포용성도 기업에 중요하다. 소비자 인식 변화에 따라 친환경 기업,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기업 제품을 더 소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져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은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CTA가 지난해 기업용 기술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동통신이 상징하는 연결의 변화는 개인의 연결에서 사회와 국가, 전 세계 연결로 발전하고 있다. 이동과 물류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소비자 기술 시장과 함께 기업용 기술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CTA는 소비자 기술 시장과 기업용 기술 시장 비율을 60~65:35~40 정도로 분석했다. 기업용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회사의 관심과 함께 정부 투자도 맞물릴 필요가 있다.

CES 2024 실제 전시에서도 AI 적용, 친환경 기술, 사회적 책임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챗GPT가 몰고온 거대언어모델(LLM)과 생성형AI 트렌드는 PC와 스마트폰을 넘어 자동차 시장에서도 많은 서비스를 만든다. 단순한 음성 명령을 넘어서 사용자 상태와 상황을 인식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AI의 발전은 디지털헬스와 장애인, 노약자를 위한 기술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생체 신호를 분석하고 더 잘 보이게 하고, 더 잘 들리게 하면서 고령화 사회에도 많은 도움을 주게될 전망이다. 친환경 기술에서도 많은 진화가 있었다. 적은 물을 사용해 식물을 재배하고 사막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도 스마트팜이 가능하다. 에너지 하비스팅 기술은 배터리 없이도 사용자 신체상태를 진단하거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 회사들도 좋은 전시를 선보였다. 현대차·기아의 대규모 전시와 함께 삼성·LG·SK·HD현대·롯데·두산 등 대기업이 다양한 전시를 선보였다. 국내 스타트업도 혁신상을 수상하면서 새해 좋은 실적을 기대하게 했다.

올해 한국에서는 시장 둔화와 함께 연구비 삭감 등 정부 투자 감소로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CES에서 언급한 AI·지속가능성·사회적책임·기업용 기술 등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산학연 연구개발과 정부의 적절한 투자가 맞물려 올해 우리나라 산업이 크게 성장하길 기대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