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투자시장 녹여라”…중기부, 1분기 모태펀드 9100억 푼다

(사진 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신상한 한국벤처투자 부대표 등이 31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모태펀드 관련 벤처투자업계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사진 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신상한 한국벤처투자 부대표 등이 31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모태펀드 관련 벤처투자업계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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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가 1분기 벤처투자 시장에 모태펀드 자금 9100억원을 공급한다. 얼어붙은 투자 시장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자금을 대규모로 신속 공급해 투자 심리 회복을 모색한다.

중기부는 31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모태펀드 출자 관련 벤처투자 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기부는 모태펀드 출자 규모를 9100억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편성된 모태펀드 예산 4540억원과 기존 모태펀드를 운용하며 발생한 회수재원 4560억원을 활용한다. 지난해에는 정부 출자 예산 3135억원과 회수재원 3505억원을 더해 6640억원의 모태펀드 자금을 투입했다. 올해 약 37%가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 모태펀드 출자 규모 추이
중소벤처기업부 모태펀드 출자 규모 추이

중기부는 9100억원 전액을 다음달 5일 공고하는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에 투입한다. 1분기에 출자사업을 모두 완료해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한다. 최종 결성되는 자펀드 규모는 최대 1조6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두 차례에 나눠 모태펀드 정시 출자사업을 운영하던 중기부가 이례적으로 9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일시 공급하는 것은 2년 가까이 이어지는 투자 혹한기를 서둘러 끝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최근 발표한 벤처캐피털(VC)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기부 소관 벤처투자조합 투자 규모는 5조397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6조7640억원 대비 20.2% 줄었다. 신규 조합 결성 역시 6조5330억원으로 2022년 11조836억원에 비해 41% 급감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VC가 출자자(LP)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 조합 결성 자체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 만큼, VC에 출자하는 모태펀드 규모를 늘려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를 이끈다는 구상이다.

중기부는 이날 액셀러레이터(AC), 중소형 VC도 모태펀드 출자를 받을 수 있도록 루키리그를 개편하고, 관리보수 합리화 등 시장 친화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대규모 자금을 신속 공급하겠다는 발표에 환영하면서도, 투자시장 침체를 고려한 자금 운용을 요청했다.

권준희 하이투자파트너스 대표는 “민간 LP 역할을 하는 은행사는 은행채, 여신전문채권(여전채) 등 만기가 몰리며 구조적으로 투자 재원이 충분치 않다”면서 “한시적으로 모태펀드 출자비율을 상향한다면 민간 LP 조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LP들에게 각 VC 성과와 정보 등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제공하는 방안도 나왔다.

오기웅 중기부 차관은 “모태펀드도 시장 상황에 맞춰 출자전략을 다양화해야 한다”면서 “벤처투자 시장이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대응하며 업계의 어려움을 최대한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오 차관은 모태펀드 출자 운용사(GP)로 선정된 VC가 LP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GP 자격을 신속히 반납할 경우 페널티(1년간 모태펀드 참여 제한)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