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 창업,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김동영 메이사플래닛 대표.
김동영 메이사플래닛 대표.

최근 들어 친구들이나 후배들에게 창업했다는 연락을 종종 받는다. 서로 안부를 묻다 반드시 하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 창업을 왜 했는지, 창업을 한 이후엔 어떤 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가슴이 시켜 창업을 하게 되었다.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작은 공 팰컨은 우주 산업의 트렌드를 정부 주도의 우주 개발 시대에서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시대인 뉴스페이스 시대로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재사용 로켓의 활성화로 인해 우주로 무언가를 쏘아 올리는 비용이 급속도로 저렴해지며 신사업이 등장했다.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꾸고 있는 우주로 쏘아 올린 무언가는 인공위성이다.

인공위성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위성 활용 시장이라는 신흥시장(emerging market)이 형성되고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 'AI를 기반으로 한 위성 영상 활용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은 어릴적 우주에 대한 설렘과 버금갈 정도로 가슴을 뛰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이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한 시장에 뛰어들어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창업에 도전하게 됐다.

메이사플래닛과 2년이란 시간을 함께하는 동안 깨달은 회사를 경영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이었다.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갖기 위해 첫 번째로 다잡은 것은 우리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한 믿음이었다. 메이사플래닛과 함께한 첫해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올리는 시기였다. 시장에 뛰어들어 보니 처음 가졌던 기대와 달리 인공위성 하드웨어의 성숙도는 아직 성장 중이었다.

현재 위성 하드웨어의 성숙도 수준으로는 사용자의 지불 의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공간 해상도, 위성 영상 촬영의 주기, 촬영 후 영상이 도달하는 시간 등의 조건을 만족하는 사례(use-case)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새로운 사례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검증하는 시간이 반복됐다.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하긴 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언젠가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으로 사례를 찾고 검증하는 것을 반복하는 시기를 보냈다.

2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위성을 핵심 데이터(key data)로 AI 기반의 영상 분석 기술을 개발 중이다. 드론 등의 다계층 공간 정보를 융합 활용해 당장 산업에서 사례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손에 잡히는 결과가 하나씩 생겨나며 길이 맞다는 믿음으로 계속해 나간다면 방법은 결국 생겨난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두 번째로 다잡은 것은 좋은 동료를 곁에 두고 소중함을 잊지 않는 것이었다. 창업하고 처음에 하게 되는 일은 꿈을 같이 할 사람들을 모으는 일이다. 나 역시 주변에 믿을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있는 힘껏 모았다. 꿈을 함께 하는 사람은 힘든 여정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준다. 하지만 사람을 모으고 나면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다음 문제가 기다리는 스타트업의 상황을 겪다 보면 자연스레 시야가 좁아지고 조급해지게 된다. 처음의 감사함을 잊고 애써 모은 사람들에게 짜증과 조급함을 토로하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 그것이 반복되면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맞다는 믿음으로 함께하던 사람도 떠나기 마련이다. 2년간 달려오며 매일 되뇌이는 것은 나와 꿈을 같이 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것이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메이사플래닛의 짧은 여정을 얘기하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모든 참고 서적도 초급, 중급, 고급 단계별 구분이 있듯 우리의 얼마 되지 않은 여정을 초급 참고 서적으로 생각해 줬으면 한다. 훗날 함께하고 있는 우리들의 꿈이 현실이 되었을 때 믿음으로 보낸 지금의 이 시기를 추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져본다. 아직 도전을 시작하지 않은 그리고 시작하는 여러분도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김동영 메이사플래닛 대표 dykim@meissapla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