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소재 혁신…기술 진화 이어져
전고체배터리 3년 뒤 상용화 주목
모든 전자기기의 심장 '배터리'가 새 시대로 진입한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배터리 상태와 수명을 관리하고 5분 안에 전기차 배터리를 완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3년 후 상용화된다.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전자신문 주최 '배터리데이 2024'에서 국내 주요 배터리 관련 기업이 내놓은 차세대 로드맵이다. 국내 양대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을 비롯해 에코프로, 대주전자재료, 엔켐 등 K-배터리 대표 기업이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하면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신개념 배터리가 속속 상용화를 앞뒀다.
이달훈 LG에너지솔루션 BMS개발센터장은 “자동차 트렌드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변화하는 것에 맞춰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진단 솔루션도 클라우드·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배터리 관리 토탈 솔루션(BMTS)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전통적인 BMS 안전진단 기술 정확도가 약 80% 수준인데 클라우드 BMS 데이터를 이용하면 정확도를 90~95%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진단과 수명예측을 구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 약 54만대 중 2.19%에 해당하는 1만2000대 이상 전기차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운영 데이터 만으로도 배터리 용량수명(SoH)를 2% 내외 오차율로 계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면서 “수명 관련 규제가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데이터 만으로 5년 뒤 배터리 상태를 오차범위 3% 내외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적인 진화도 빨라지고 있다. 소재 혁신을 통해 주행거리를 늘리고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충전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급속충전 기술 개발에 대해 많은 배터리 기업들이 몰두하고 있다. 충전시간 단축에는 음극재 기술 진보가 핵심이다. 여기에는 실리콘 소재가 주요 역할을 한다.
세계 최초로 전기차용 실리콘 음극재를 상용화한 대주전자재료의 박대운 상무는 “적어도 5분 안에는 충전을 완료할 수 있어야 전기차 사용에 불편함이 사라지고 시장이 빠르게 열릴 것”이라면서 “충전시간 단축에 실리콘 재료가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며 궁극적으로 음극에 흑연을 쓰지 않고 실리콘 100%로 구현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목표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이 우수하고 에너지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도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SDI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대량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고주영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를 정말 양산할 수 있는 것인지, 공급망은 갖춰졌는지 업계에서 많은 의문이 나온다”면서 “2027년 대량 양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삼성SDI의 대답이며, 현재 공급망(SCM)을 구축하고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양산라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초기 샘플을 파우치 형으로 생산 중이다. 회사는 향후 중대형 배터리로 사용 중인 각형 타입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