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집회, '촛불·임 행진곡→응원봉·다만세' 세대공감 현장 눈길

[영상]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가결 ... 14일 국회 앞 현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촉구 집회가 촛불과 민중가요, 힘대결 등으로 대표되던 시위문화를 응원봉과 K팝을 앞세운 문화공감 행사로 새롭게 바꿨다.

1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국회대로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는 2차 시위 집회가 열렸다.

尹 탄핵집회, '촛불·임 행진곡→응원봉·다만세' 세대공감 현장 눈길

집회에는 최대 24만명(경찰 비공식, 주최 측 추산 20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궐기촉구 행사들이 펼쳐졌다. 특히 민중궐기 성격의 기존 시위와는 달리 K팝을 앞세운 콘서트급 문화시위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2030세대는 물론 10대 MZ세대, 5060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든 채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비롯해 '토요일 밤에'(손담비), '좋지 아니한가'(크라잉넛)', '삐딱하게'(지드래곤) 등 인기 K팝 속 가삿말과 함께 국회 결정을 촉구하는 해학적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크게 돋보였다.

尹 탄핵집회, '촛불·임 행진곡→응원봉·다만세' 세대공감 현장 눈길

또한 로제·브루노마스 'APT.'와 윤수일 '아파트'의 리믹스로 44년만의 계엄파장이 불러온 위기공감을 유쾌하게 공유하는 한편, '파이팅해야지'(부석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데이식스)', '위플래시', '넥스트레벨'(에스파), '불타오르네'(방탄소년단) 등의 곡들로 새로운 기운을 북돋우는 모습 또한 주목됐다.

이러한 현장의 모습은 2016년 광화문 일대에서 펼쳐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시위와 비교, 전국민적인 계엄위기에 따라 정치관심도가 높아진 세대별 인원들이 한데 어우러진 영향으로 보였다.

촛불과 민중가요를 앞세운 무거운 분위기와 함께 최루탄과 물대포, 몸싸움 등 극한대치로 대표되던 기존과는 달리 세대가 함께 K팝과 이야기를 즐기고 서로를 다독이는 모습은 새로운 사회적 합의 형성을 위한 공감대와 함께 적극적 정치참여의 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尹 탄핵집회, '촛불·임 행진곡→응원봉·다만세' 세대공감 현장 눈길

한 집회 참석자인 양모 씨(여, 경기 수원시)는 “지난주에는 결과가 안좋아서 '될 때까지 나오자'라는 생각으로 다시 왔다. 국민들이 그동안 다함께 힘낸 덕분에 결과를 맞이해 기쁘다. 민주주의가 후퇴했던 시기만큼 더 진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집회참가자인 박모 씨(남, 경기 양주시)는 “80년대 대학시절을 보냈던 저로서는 이번 비상계엄 상황이 정말 크게 다가왔다. 직장생활중인 자녀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면서 걱정이 많았었다”라며 “이러한 일이 다시 생긴 것에 슬프지만, 응원봉 물결 속에서 탄핵이 결정된 것을 보는 게 기쁘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14일 국회의원 재적 300인 전원의 투표와 함께 찬성 204표, 반대 85, 기권 3표, 무효 8표 등으로 가결됐으며, 헌법재판소 판결을 앞두고 있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