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기저귀를 떼지 못한 아이들을 유치원이 보낼 경우, 부모에게 직접 기저귀를 갈아줄 것을 요구하는 새 규정을 도입했다. 학부모들은 반발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웨일즈 북부 블레이뉴 겐트(Blaenau Gwent)시 의회는 최근 유치원 교사가 의학적 필요성이 없는 원아의 기저귀를 갈아입히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규정을 신설했다.
이번 규정은 유치원생이 기저귀를 사용할 경우 부모가 직접 교체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배변 교육 없이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는 사례가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영국 현지 어린이 단체 조사에 따르면 영국 아동 4명 중 1명이 배변 훈련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부모의 50%는 배변 훈련이 '전적으로 부모가 담당해야 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로라 돌 전국교장협회 사무국장은 “배변 훈련을 받지 않은 아동이 유치원에 입학하면 교사들의 업무에 엄청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7~8세 어린이도 변기에 앉아 있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급작스러운 정책 시행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다니엘 데릭 “오늘 딸이 학교에서 소변을 봤는데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정말 당혹스러웠다”며 “오늘은 내가 일찍 퇴근해서 다행이지만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조금만 더 시간을 줬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어린이 단체는 “더러워진 기저귀를 입고 부모를 기다리는 행위는 아동 학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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