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올해도 부실채권 공동매각…NPL사 설립까지 추진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업계가 올해도 부실채권(NPL) 공동매각을 추진한다. 중앙회 차원에서 NPL 전문회사 설립까지 준비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주까지 1분기 부실채권 공동매각을 위한 사전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회사별 매각 참여 의향과 대상 채권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한 절차다.

저축은행들이 부실채권을 공동으로 매각하려는 건, 최근 부동산PF 등 저축은행이 보유한 대출채권에서 연체와 부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부실채권 규모가 시중은행 대비 작아 공동으로 매각을 진행을 거래하는 것이 거래에 유리하다.

실제 작년 3분기 기준 전체 저축은행에서 고정이하로 분류된 여신은 총 10조8518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9291억원) 대비 50% 이상까지 확대된 상태다. 고정이하여신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평가된 부실여신을 말한다.

같은 기간 전체 여신에서 연체금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6.15%에서 8.73%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부동산PF 2차 사업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3분기말 저축은행 부동산PF 부실우려 금액은 4조4000억원으로 △증권사 3조8000억원 △여전사 2조7000억원 △보험사 7000억원 △은행 4000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올해는 공동매각과 함께 전문 NPL사 설립도 추진되고 있다. 중앙회는 상반기 설립을 목표로 회원사인 저축은행 및 금융당국과 NPL사 △지분 구조 △출자 규모 △자금조달 방식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이는 보유한 부실여신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저축은행 입장에선 공동매각으로 정리하지 못한 부실채권을 NPL사를 통해 덜어낼 수 있어, 건전성 관리가 한층 용이해질 전망이다.

이미 상호금융권에선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자체 NPL사가 운영되고 있다. 신협의 KCU NPL대부와 새마을금고 MCI 대부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PF대출 및 가계대출 안정적 관리를 위해 경공매와 공동매각을 지원하겠다”며 “NPL 회사 설립 등 자산건전성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는 전문 NPL사 설립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출자금액 등 세부적인 사안은 조정이 필요하겠지만 NPL 매각처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