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바뀌는 게임 패러다임… 조력자 넘어 동반자로

인조이에 적용된 AI 기반 CPC
인조이에 적용된 AI 기반 CPC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게임 산업 전반에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차원의 재미 요소를 제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실제 사람 친구와 게임을 함께 즐기듯 이용자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게임 속 캐릭터 등장도 목전으로 다가왔다.

크래프톤은 오는 3월 얼리 액세스로 출시 예정인 인생 시뮬레이션 '인조이(inZOI)'에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한 CPC(Co-Playable Character)를 적용한다. 게임에 특화된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SLM)을 기반으로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캐릭터다.

CPC는 정해진 대사와 동작을 반복하는 기존 NPC(Non Player Character)와 달리 이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상황에 맞는 반응을 보인다. 인조이에서도 이용자가 플레이하는 아바타 캐릭터와 마주하는 많은 '조이'들이 CPC로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에도 CPC가 적용된 '펍지 앨라이'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적을 찾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등 게임을 함께 즐기는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위메이드도 위메이드넥스트가 개발 중인 신작 '미르5'에 AI 보스를 선보인다. 기존 보스 몬스터는 정형화된 패턴을 지녀 공략 방식이 한정됐다. 하지만 AI 보스는 머신러닝 기술로 이용자 전투 스타일을 분석해 새로운 공격 패턴을 생성한다. 매번 새로운 공략법이 필요한 만큼 보스에 도전하는 이용자도 보다 도전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게임 분야 주류 장르로 부상한 서브컬처 분야에서는 캐릭터 일러스트와 성우 더빙 등에 AI 도입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AI를 활용해 빠르게 고품질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용자가 있는 반면 감성적 측면에서 거부감을 느끼는 이용자도 적지 않다.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를 개발한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차기작 개발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블루 아카이브로 유명한 김용하 넥슨게임즈 총괄PD가 준비 중인 신규 IP '프로젝트 RX'는 인력 채용 공고에 '대 AI 시대에도 인간이 주도할 수 있는 아트 영역을 함께 개척하실 분'을 우대사항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다수 게임사가 개발 과정에 AI 솔루션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AI를 통해 게임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