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오전 2시(현지시간 20일 낮 12시) 제4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 뒤 곧바로 '미국 우선주의' 골자를 담은 공격적인 행정명령 추진에 나섰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대표적으로 '불법이민자 추방'과 '고율 관세 부과', '틱톡금지법 유예명령' 등이 담겼다.

재수 끝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더 위대하게 만들겠다(MAGA·Make America Great Again)'며 백악관 주요 참모와 내각 후보자를 구성, 첫 번째 임기 때보다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 전날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개최된 대선승리 축하집회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고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빠르게 실행하겠다고 예고했었다. 그는 “우리는 내일 정오에 우리나라를 되찾을 것이다. 기나긴 4년간 미국의 쇠락은 막을 내릴 것이며, 우리는 미국의 힘과 번영, 품위와 긍지를 영원히 다시 가져오는 새로운 날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워싱턴의 실패하고 부패한 정치 기득권과 행정부의 군림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불법이민자 추방, 석유 시추를 비롯한 자원개발 강화, 강력한 치안 정책,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으로 대표되는 교육 개혁, 군과 정부 주요보직에 좌파 퇴출 등을 강조했다.
100개 행정명령 중 유일하게 취임 전에 공개했던 틱톡금지법 유예명령에 대해선 “미국이 합작투자를 통해 50%의 소유권을 갖기를 원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틱톡을 구하고, 틱톡을 신뢰할 수 있는 손에 맡기고,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보안을 이유로 퇴출이 결정된 중국계 SNS 서비스 틱톡의 소유권을 빌미로 협상을 벌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자신이 서명할 행정명령 내용 일부를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저녁 해가 질 때쯤에는 우리 국경에 대한 침략이 끝날 것이다. 내가 내일 취임사에서 소개할 국경 보안 조치는 우리의 국경을 복원하기 위한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광범위한 노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애플을 비롯한 주요 IT 기업을 언급하면서는 “우리는 비상 권한(emergency powers)을 활용해 국가와 사업가들, 돈 많은 사람들이 큰 인공지능(AI) 공장을 짓도록 하겠다. 우리는 이미 가진 에너지의 두 배는 필요하다”라고 압박했다.
연설 막바지에는 “우리는 여러분의 세금과 인플레이션, 물가를 낮추고 임금은 올리며 수천개의 공장을 공장들이 있어야 할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관세와 똑똑한 정책을 통해 이를 달성하겠다. 우리는 미국산을 짓고,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기조는 주요 백악관 참모나 내각 후보자 등을 보면 더욱 강해진다. 특히 MAGA를 적극 옹호하는 핵심 참모진의 존재는 트럼프 정부 정책의 선명성을 극대화 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인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은 대표적인 대중국 매파로,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에서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재무부 장관 후보자인 스콧 베센트, 상무부 장관 후보자인 하워드 러트닉, 에너지부 장관 후보자인 크리스 라이트 등은 막대한 부를 지닌 기업가 출신으로 관세론자가 배치됐다. 우리 기업의 현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이 시급한 이유기도 하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