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분리 규제 풀리자 AI·SaaS 도입 잇따르는 금융권

금융권이 망분리 규제 완화에 따른 업무 혁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물론 협업툴, 보안 및 인사관리까지 클라우드형 소프트웨어(SaaS)를 연이어 도입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반 대고객 서비스를 속속 내놓는데 이어 내부 업무 환경까지도 AI·SaaS 기반으로 전환하며 업무 자동화 체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내부용 업무 단말기에서 SaaS 및 생성형 AI 이용할 수 있도록 지정받은 건이 100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총 62개 금융서비스가 신규 지정된데 이어 올해 44건이 추가로 지정됐다.

각 금융사들이 지난해 8월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 발표 직후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면, 올해 들어서는 내부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행보가 두드러진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M365 코파일럿 활용이 대표적이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를 비롯한 26개사가 이번 지정에서 내부업무망에서 M365 코파일럿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M365 오피스가 제공하는 협업기능은 물론 협업 도구에서 제공하는 생성형 AI 기능을 내부 업무와 각종 업무 지원에 활용한다.

생성형AI 플랫폼 도입의 범위도 점차 넓혀가는 추세다. 우리은행은 MS의 애저 오픈AI를 활용해 맞춤형 금융투자상품 정보와 대화형 상품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버X를 활용해 대화형 질의응답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안타증권은 오픈AI를 활용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아마존 베드록을 활용, 해외투자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아마존 베드록을 활용해 최신 트렌드·뉴스 등 맞춤형 정보를 내부 임직원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롯데멤버스에서도 아마존 베드록을 통해 소비트렌드 등 맞춤형 정보제공 서비스를 개시한다.

외국계 금융사에서는 각종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한 솔루션 도입에 적극적이다. 인사관리부터 보안관리 솔루션까지 연이어 SaaS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증권은 SC그룹이 글로벌 차원에서 활용하고 있는 기업고객관리서비스인 CRMx를 SaaS로 도입해 영업계획과 파이프라인 등을 관리한다.

이 밖에도 SAP의 재무관리 서비스인 S/4GL·EFDNA, 오라클의 인사관리 서비스 HCM, MS의 엔드포인트 보안관리 솔루션 MDE 등을 골드막삭스, 미즈호은행, 메트라이프생명 등 외국계 금융사를 중심으로 적극 도입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 역시 디자인협업도구 FIGMA, 이미지 생성툴 '루카스메타', NHN의 두레이 등 SaaS 기반 업무협업 서비스를 대거 도입하며 내부 업무의 디지털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AI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각종 솔루션을 발굴해 현업에 적용하는 것이 금융권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망분리 규제 풀리자 AI·SaaS 도입 잇따르는 금융권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