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과 동시에 정책 전환 속도전…“미국 황금시대 시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개편된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미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백악관 홈페이지 캡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개편된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미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백악관 홈페이지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글로벌 정세를 뒤흔들 정책 전환에 본격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에서부터 석유 시추 및 에너지 수출 확대, 캐나다·멕시코 25% 관세 부과, 북한 핵보유국 인정까지 메가톤급 행정명령과 발언을 쏟아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 울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 일성은 '미국의 황금시대'다. 그는 “미국의 황금시대가 지금 이순간부터 시작된다. 오늘부터 우리나라는 다시 번영하며 전 세계의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라며 '미국 우선주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시기 이뤄진 총 78건의 행정명령과 각서를 취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세계보건기구와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국제 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미국 이익에만 집중하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전에는 물가부터 잡겠다는 의도가 크다. '모든 연방 기관과 부처는 생활비 위기를 해결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에너지 비상사태 역시 지금의 인플레이션 원인 중 상당 부분이 에너지 가격 폭등에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통상 관계에서는 무역 압박을 지속할 전망이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가 25%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 기후변화협정 탈퇴와 관련해 중국 제조업의 탄소배출을 지적하며 '불공정한 경쟁'이라고 언급한 것 역시, 강대국으로서 모범보다는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의미다.

관심이 쏠렸던 보편관세 관련 행정명령은 이날 나오지 않았지만,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것을(보편관세)를 조속히 부과할 것이다. 본질적으로 모든 나라들이 미국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무역수지 적자인 대상국 모두를 관세 부과 후보에 올려 무역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리고 그 불균형을 해소할 교역품으로 석유, 세일가스 등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하는 화석 에너지들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유럽연합(EU)과의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EU) 미국 자동차, 농산물 등 거의 아무것도 수입하지 않는다. 우리는 EU에 약 3000억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며 “우리 석유를 구매하거나, 관세를 통해 바로잡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