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대 시중은행 민원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경향을 보였다. 다만 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민원은 제외된 수치로, 관련 건이 반영된 분쟁·소 제기 현황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지속적인 민원 처리 효율화와 소비자 피해 예방 등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전체 민원 건수는 774건으로 전년 789건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 건수로는 KB국민은행이 22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지점과 고객 수가 많은 영향이다. 이어 하나은행(196건), 우리은행(183건), 신한은행(170건) 순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은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 대비 민원 건수가 줄었다. 하나은행 민원 건수는 2023년 187건에서 2024년 196건을 기록했다.
고객 10만명당 환산한 민원 건수는 하나은행이 0.79건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은행(0.69건), 국민은행(0.66건), 신한은행(0.61건) 순이었다. 신한은행은 전체 민원건수와 고객당 환산 민원 건수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반적인 민원건수가 감소한 가운데 분쟁·소 제기 현황은 크게 늘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로 분쟁이 많아진 탓이다.
지난해 KB국민은행 분쟁·소 제기 현황은 2782건으로 전년 641건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신한은행 역시 1911건 분쟁·소가 제기돼 전년 272건 대비 7배 이상으로 대폭 늘었다. 현재 ELS 분쟁 조정은 은행들의 자율배상을 통해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홍콩 ELS 사태를 제외한 전반적 민원 수치는 감소했지만, 착시효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들은 은행연합회 공시에 관련 민원을 제외하되 주석을 통해 'ELS 관련 제외' 등을 기재했다. 금융회사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이유로 관련 민원을 공시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는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따른 조치로, 세칙은 '금융회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민원 및 대리인 입증이 불명확한 자가 제기한 민원'은 공시건수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ELS 관련 민원을 합치면 민원 건수는 크게 오른다.
은행들은 지속적인 민원 처리 효율화와 소비자 피해 예방 및 구제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 등 금융상품 영역뿐 아니라 지점, 모바일 환경 등에서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금융소비자 피해 예방과 구제에 힘쓰기 위해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