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수상 조롱한 트랜스젠더 배우, 뒤늦게 사과

“범죄 아냐… 아카데미(오스카)상 여우주연상 포기 못해”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 스틸. 사진=넷플릭스/그린나래미디어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 스틸. 사진=넷플릭스/그린나래미디어

트랜스젠더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오스카)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과거 아시아인과 흑인 수상을 비하한 일에 뒤늦게 사과했다.

가스콘은 넷플릭스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에 최초 노미네이트된 트랜스젠더 배우다. 이번에 그가 오스카상에 한발 가까워지면서 유명세를 타자 과거 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글들이 다시 재조명됐다.

그는 지난 2021년 자신의 SNS에 “오스카는 점점 독립영화 시상식처럼 변해가고 있다”며 “내가 아프로-코리아 축제나 흑인 인권 시위(Black Lives Matter demonstration), 3·8 여성대회를 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당시 한국 배우 윤여정이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고, 흑인 배우 대니얼 컬루야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로 남우 조연상을 받자 이를 조롱한 것이다.

또한 2020년에는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폭력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을 두고 “나는 사기꾼 마약 중독자인 조지 플로이드를 신경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믿는다”고 쓰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에밀리아 페레즈'에 함께 출연한 동료 배우 셀레나 고메즈,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페르난다 토레스 등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삭제했다는 보도도 있으나 그는 “내 동료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같은 과거 발언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자,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배우 조 샐다나는 그의 발언들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오스카상 공식 계정도 그의 계정 팔로우를 취소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불쾌감을 느꼈을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다만 “나는 어떤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고, 누구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기 때문에 오스카상에 후보에서 물러날 수 없다”며 “나는 인종차별주의자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믿게 하려고 한 적도 없다”고 경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