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왕고래'로 명명된 동해 심해 가스전의 첫 시추 결과, 경제성 있는 규모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번 시추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와 시료를 다른 유망구조 분석에 활용한 뒤 투자 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6일 “동해 심해가스전 1차 탐사·시추 결과, 가스징후를 일부 발견했으나 그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만 천연가스, 석유를 보유할 수 있는 구조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해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으려면 △석유·가스를 생성하는 암석인 근원암 △저장하는 암석 저류암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암석 덮개암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지층 구조인 트랩이 갖춰져야 하는데 이번 탐사에서 이런 구조가 확인됐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 20일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시추를 시작, 이달 4일 끝마쳤다. 석유공사는 시추 과정에서 취득한 검층자료와 시료 등을 전문 용역사로 보내 정밀 분석과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며, 이는 대략 6개월 소요될 예정이다.
이를 고려한 최종 결과 발표 시기는 8월경이다. 다만 이번 탐사·시추의 결과만으로도 가스·석유 부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원 부존 확인의 지표인 탄화수소의 가스포화도가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이번 결과 분석과 함께 6개 유망 구조에 관한 추가 탐사를 위한 투자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6개 구조에 대한 탐사·시추는 리스크와 국익 관점에서 세심하게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면서 “아직 추가 시추에 필요한 광구분할 등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해외 주요 메이저 기업의 광구에 대한 평가 등을 기반으로 투자유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과 관련해 석유공사는 자문사인 액트지오사의 도움을 받아 기존에 확보한 물리탐사 결과를 분석해 7개 유망구조를 선정하고 대왕고래, 오징어, 명태 등으로 명명했다. 향후 탐사시추할 유망구조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대왕고래 구조에 대한 탐사시추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심해 개발에 필요한 자본력과 기술, 경험 등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절차가 본격 개시될 수 있도록 사전준비 절차를 진행 중이다. 투자 입찰 공고는 늦어도 3월말에는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