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실적에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실적은 최대 4000억원대 안팎에서 경쟁 중인 가운데, 카드·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성적이 금융 실적을 갈랐다. 금리인하기에 접어들며 향후 자기자본이익율(ROE) 개선을 위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5조클럽' KB, 비은행 비중 40% 달해
금융지주 최초로 순이익 '5조클럽'에 입성한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비은행 부문 기여도를 40% 가까이 늘렸다. KB금융 2024년 누적 당기순이익은 5조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비은행부문 기여도는 전년 33%에서 지난해 40%로 7%포인트(P) 늘어나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비은행부문 기여도를 나타냈다. 금리 인하와 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증권, 보험, 카드 등 균형 잡힌 비은행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 순익 '5조원 시대'를 열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증권 흑자전환과 하나카드 실적개선으로 금융지주 순이익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비은행 기여 비중이 16%로 전년 4.7%에서 크게 늘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251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해외주식 거래 기반 자산관리부문 등 증권 사업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덕이다. 하나카드 실적도 여 해외여행 카드 '트래블로그' 흥행에 힘입어 전년 대비 29.6% 늘었다.
다만, 2021년 비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이 33%에 달했던 만큼, 올해 비은행 계열사 수익을 더욱 강화해 ROE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룹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며 “비은행 계열 '자체 경쟁력'을 높이고, 그룹 내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비은행 수익성이 좌우한 금융지주 성장률
신한금융은 은행 실적 1위에도 금융지주 실적은 3%대 성장하는 데 그쳤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 희비가 엇갈린 탓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695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하며 6년 만에 '은행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비은행 부문에서 카드와 캐피탈 수익이 감소하며 전체 계열사 연간 순이익 기여도는 전년 대비 10%P가량 급감했다. 은행 실적이 비은행 자회사 수익감소를 일정 부분 상쇄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우리금융그룹은 4대 금융 중 가장 비은행부문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조860억원의 당기순이익 중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당기순이익은 90% 이상을 차지했다. 비은행 기여도는 2년 새 반토막 수준으로 줄며 한 자릿수로 감소했다. 지난해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은행 의존도가 높다. 현재 추진중인 동양·ABL 생명 인수를 포함, 비은행 사업 수익 다각화 전략과 함께 전체 수익을 끌어 올리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