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넘어 전세계와 관세 전쟁을 예고했다.
다수 나라에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를 부과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관세 대부분을 폐지한 우리나라가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미국의 첫 번째 타깃이 된 중국은 예정대로 10일 보복 관세를 발효할 것으로 보이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다른 국가와 교역에서 '동등하게' 대우받으려면 상호 관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는 10일이나 11일 회의를 하고 기자회견 등의 형식으로 내용을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1개월 유예하면서 잠시 숨고르기에 나서는 듯 했지만 중국에 예정대로 10% 보편 관세를 발효했고, 이를 넘어 다른 나라까지 관세를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시바 총리를 앞에 두고 일본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역대급 대미 수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나라가 우리에게 얼마를 지불하거나 얼마를 부과하거나, 우리가 똑같이 하는 방식이다. 매우 상호주의적”이라며 “더 많이도 더 적게도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상호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상대가 부과하는 수준에 맞춰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히 동등한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넘어 무역 적자나 특정 품목의 교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접근한다. 관세를 넘어 규제와 세금 등 미국이 보기에 불리한 각종 교역 조건의 시정을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우리나라의 대미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선 대표적인 불공정 무역 품목으로 농산물과 자동차만 언급했다.
중국은 예고한대로 10일부터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통화하고 타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는데, 양 정상 간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은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10∼15%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