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투자 스튜디오넘버나인 “라인망가와 日 웹툰 역사 바꿀 것”

(왼쪽부터)고바야시 타쿠마 스튜디오 넘버나인 대표, 에토 슌지 작가, 히로유키 엔도 넘버나인 PD가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
(왼쪽부터)고바야시 타쿠마 스튜디오 넘버나인 대표, 에토 슌지 작가, 히로유키 엔도 넘버나인 PD가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

“한국에서 시작한 웹툰에 대한 존경을 잊지 않고 일본만의 요소를 녹여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고바야시 타쿠마 스튜디오 넘버나인 대표는 12일 일본 도쿄시 시나가와구 스튜디오 넘버나인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일본 웹툰에서는 스튜디오 넘버나인이 가장 앞서 있다고 자부한다”며 “라인망가와 함께 일본 웹툰 역사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스튜디오 넘버나인은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의 모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처음 투자한 일본 현지 웹툰 스튜디오다. 회사가 제작한 웹툰 '신혈의 구세주', '나만 최강 초월자'는 지난해 '라인망가 2024 랭킹' 톱10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신혈의 구세주', '나만 최강 초월자' 스토리를 담당한 에토 슌지 작가는 기존 출판만화 작가 출신으로 웹툰에 도전했다. 에토 작가는 “처음엔 한국의 인기 웹툰 작품을 기절할 때까지 매일 읽었다”며 “열심히 한국 웹툰 연구를 하면서 일본 독자들에게 한국 웹툰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알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편집자인 히로유키 엔도 스튜디오 넘버나인 PD 역시 한국 웹툰을 연구했다. 그는 “웹툰 작업을 시작하며 한국 웹툰 200편을 열심히 읽었고 한국 뉴스도 매일 체크했다”며 “지금도 네이버웹툰에 들어가 신작이 나올 때마다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전 세계 만화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로 꼽힌다. 독자 1인당 결제액이 크고, 만화 지식재산(IP)이 애니메이션·캐릭터 산업으로 확장되는 경우도 많다. 일본 전자출판 만화시장은 2019년 종이출판 만화시장 규모를 뛰어넘어선 이래 지속 성장 중이다. '라인망가'와 '픽코마' 등 만화 애플리케이션(앱)의 이용은 큰 폭으로 증가 추세다.

고바야시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만화를 본다는 개념이 없었다”며 “라인망가와 픽코마가 좋은 의미에서 경쟁하며 만화 업계 전체를 붐업시켜줬다”고 설명했다.

아직 일본 만화 작가는 웹툰보다는 출판 만화를 목표로 한다. 실제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 콘텐츠 산업동향에 따르면 현재 유통되고 있는 일본 웹툰 작품 약 90%가 한국 작품이다.

고바야시 대표는 '나혼자만 레벨업' 사례처럼 일본 웹툰으로 애니메이션화되거나 게임화된 슈퍼 IP가 나오면 일본 만화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봤다. 그는 “3~5년 내에는 판면에서 명성있는 분들이 웹툰 쪽에도 진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만화시장에서 웹툰의 미래는 밝다”며 “웹툰은 지금 성숙기가 아니고 성장기로 일본 웹툰으로 애니메이션화된 흥행 작품이 탄생하면 일본 웹툰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