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역에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면서 달걀 품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일부 가정에서는 직접 닭을 기르는가 하면 암탉 대여 서비스까지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조류 AI가 확산하기 시작된 이후로 조류 약 1억 58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 중 대다수가 달걀을 낳는 암탉이었기 때문에 달걀 가격이 폭등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계란 12개 한 판 가격은 평균 4.95달러에 달한다. 지난 2023년 8월 최저 가격과 비교하면 2년도 안 돼 두배가 넘게 오른 것이다. 이는 평균가격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10달러 이상에 판매되기도 한다.
달걀 품귀 현상이 앞으로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닭을 집에서 직접 기르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암탉 대여 서비스업체 '렌트 더 치킨' 창립자 젠 톰킨스는 “회사에 전화가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며 “온라인 문의도 빠르게 급증했다”고 ABC 뉴스에 전했다.
암탉 대여 서비스는 알을 낳을 수 있는 암탉 2마리와 닭장 등을 5~6개월간 빌려주는 서비스다. 서비스 가격은 약 500달러로 기본적인 모이는 제공하지만 나머지는 고객이 모두 직접 관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가정에서 계란 구매에 일주일에 약 20달러를 쓰는 것을 감안하면 가정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는 아니다.
다만 계란의 원산을 직접 확인하고 품귀 현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닭을 집에서 직접 기르는 경우 조류 독감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병든 닭 또는 폐사한 닭을 만질 때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라고 조언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