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독거노인이 자신을 12년간 정성껏 돌봐준 이웃에게 집 5채를 포함한 전 재산을 물려주고 세상을 떠나 화제다.
2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베이징시 순이구에 사는 93세 노인은 12년 동안 자신의 생일을 챙기고 가족처럼 부양한 이웃 남성 류에게 집 5채 등 전 재산을 유산으로 남겼다.
앞서 노인은 만 81세가 되던 해 마을위원회에 자신을 돌봐줄 사람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류는 이 소식을 듣고 그를 부양하겠다고 나섰다고 한다.
두 사람은 부양자에게 유산을 상속하겠다는 내용의 '유증부약협의'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류는 루안이 여생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돌봐주고, 루안은 자신이 가진 주택 11채를 포함한 전 재산을 류에게 상속하기로 했다.
류는 노인의 생일을 챙기고 함께 장기를 두며 시간을 보냈고, 자신의 손주를 데리고 가서 수시로 인사를 드리게 하는 등 세심하게 보살폈다고 한다.
이후 마을 개발로 인해 루안의 기존 주택들이 철거되면서 그는 380만 위안(약 7억 5000만원)의 보상금과 정착용 주택 5채를 받게 됐다.
이에 따라 2023년 3월 루안은 현재 소유한 재산 전부를 류에게 물려준다는 내용으로 갱신된 '유증부약협의'에 새로 서명했다.
루안은 2023년 10월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류는 직접 장례를 치르고 묘지도 마렸했다.
당시 고인의 여동생과 조카들이 생존해 있었으나, 이들은 상속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법원은 루안의 유언대로 그의 유산이 류에게 상속되는 것이 맞다고 판결했다.
CCTV는 이웃의 세심한 보살핌으로 한 독거노인이 노년 생활을 행복하게 보냈다고 전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