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국 AI 기업인·연구가에 서방국가 여행 자제령 왜?

WSJ “기밀정보 유출·美서 구금돼 협상카드 우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중국 기술분야기업인들과의 면담.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중국 기술분야기업인들과의 면담.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자국의 인공지능(AI) 관련 기업과 연구자들에게 서방 국가로의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1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AI 전문가들이 기밀 정보를 유출하거나, 과거 2018년 캐나다에서 체포된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처럼 외국에서 구금될 위험을 우려해 이러한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AI 전문가들의 서방 국가 방문을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상하이, 베이징, 알리바바와 딥시크 본사가 위치한 저장성 등의 주요 기술 허브 지역에서 관련 지침을 내린 것으로 보고했다.

이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AI뿐만 아니라 로봇 공학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 분야에서도 기업 임원들에게 미국과 그 동맹국 방문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서방 국가를 방문해야 하는 경우, 기업인들은 출국 전 당국에 여행 계획을 보고해야 하며, 귀국 후에는 어떤 일정을 소화하고 누구를 만났는지에 대해서도 보고하도록 요구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일부 기업인들은 서방 국가의 초청을 거절하거나 방문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그 예로, 딥시크의 창립자 량원펑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인공지능 행동 정상 회의에 초청받았지만, 중국 당국의 지시에 따라 참석을 거부했다. 또한 일부 소식통은 지난해 중국의 주요 AI 스타트업 설립자가 당국의 지시로 미국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AI 분야는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서 있으며, 딥시크와 알리바바 등 중국의 AI 기업들이 오픈AI, 구글 등 미국 기업들에 도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쟁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자국의 기술 자립을 강조하며, 첨단 기술 분야의 기업들이 국가 이익에 기여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한편, 지난 2월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가들과의 좌담회에서 이들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재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자, 딥시크의 량원펑 창업자, BYD의 왕촨푸 회장, 웨이얼반도체의 위런룽 창업주, 유니트리의 왕싱싱 회장,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