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정부지원책 요구한 AI업계…與 “AI 본예산보다 많은 추경 집행”

국민의힘이 6일 인공지능(AI) 업계 전문가들을 만나 인재양성을 위해 파격적인 장학 제도와 해외 글로벌 인재 유인 등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추가경정예산(추경)에 AI 본예산 보다도 더 많은 예산이 미래전략산업에 편성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LG AI연구원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과거에는 전쟁의 무기가 총·칼이었고 이를 만들기 위해 철광석과 재량 기술이 필요했다면, 21세기 전쟁에서는 반도체·AI 기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 AI스타트업 '딥시크'의 성장을 언급하며 “처음 모델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이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중국의 산업 기술이 우리를 위협하는 실정”이라며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비약적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인재 양성”이라며 “AI를 비롯한 첨단전략 기술 학과에 파격적인 국가 장학제도를 도입하고, 중장기적으로 무상교육을 실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G3 도약을 위한 현장간담회가 6일 서울 강서구 LG AI연구원에서 열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AI G3 도약을 위한 현장간담회가 6일 서울 강서구 LG AI연구원에서 열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국내 인재 양성책 뿐아니라 기업들이 필요로 한다면 해외 인재들도 영입해 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올해 정부의 AI 산업과 관련 금년도 본예산은 1.8조원인데, 이 보다 더 많은 규모의 추경 편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AI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K엔비디아 지분 30% 공유' 발언을 겨냥해 “실행 가능성 없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이 더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지, 스타트업이 실력만 가지고 있으면 대기업도 이길 수 있는 공정한 시장 구조를 만드는 경제·사회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LG, 네이버, 카카오, SKT, 업스테이지, 포티투마루, 뤼튼테크놀로지스, 랭코드 등 AI 관련 업체들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등이 참여했다 .

AI G3 도약을 위한 현장간담회가 6일 서울 강서구 LG AI연구원에서 열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간담회에 앞서 AI 관련 부서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AI G3 도약을 위한 현장간담회가 6일 서울 강서구 LG AI연구원에서 열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간담회에 앞서 AI 관련 부서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이날 전문가들은 지난해 AI 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표하면서도 보다 정부의 더 과감한 지원책을 촉구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성과를 창출해야 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기 여러운 부분이 있는데, 이 문제가 AI 인재 확보와 육성에도 연결되어 있다”며 “지금 잠시동안의 관심을 가지고서는 이 문제를 돌파할 수 없다”며 중장기적인 정부의 투자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하정우 네이버 퓨처AI센터장은 “AI 기술 경쟁력의 핵심은 인프라인데 정부가 다행히도 GPU 1만8000장 확보 계획을 수립했다. 더 규모와 속도를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중국이 무서운 건 딥시크 뿐 아니라 이 딥시크를 미친듯한 속도로 산업과 공공 분야에 뿌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AI 기술이 각 산업에 녹아들어가서 산업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각 지방 거점대학에서 지역 특화 AI 지식을 산업 현장에 전수해 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기윤 SKT 부사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AI 선도 프로젝트와 함께 제조, 의료 등 산업 특화된 AI 바우처사업을 신설한다면 산업현장의 수요와 함께 AI 업계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AI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의 이활석 CTO는 “지난해 부터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을 만나고 있는데, 이들의 첫 질문이 한국 정부로 부터 어떤 지원받고 있는지를 물어본다”며 “현실적으로 정부 지원이 있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첨단 전략사업 지원을 위해 50조원 규모의 국민 참여형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계획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스타트업 단계, 개발 초기 단계에서 국민 펀드를 조성하기는 쉽지 않다”며 “국민으로부터 펀드를 받으려면 기업의 성공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야 하고, 만에 하나 펀드를 모집해서 실패할 경우 누가 책임을 지는 것인지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투자해서 연구하고, 거기에 정부의 재정으로 지원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