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전쟁 심화시, 내년 한국 성장률 0.4%P 낮아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이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을 최대 0.4%포인트(p) 낮출 수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3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5년 3월)'에 수록된 '미국 신정부 관세정책의 글로벌 및 국내 실물경제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관세정책이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예상보다 조기에 높은 강도로 시행됐다”며 “글로벌·국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앞서 기본 시나리오에 따라 우리나라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 1.8%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한은이 제시한 관세전쟁이 더 심해지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한국 경제 성장률도 올해 0.1%p, 내년 0.4%p 더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기본 시나리오상 1.5%, 1.8%였던 성장률이 모두 1.4%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비관적 시나리오는 미국이 올해 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적자국에 관세를 높여 부과한 뒤 2026년까지 유지하고,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고강도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한은은 “대(對)미국 수출 감소, 교역 둔화에 따른 여타국 수출 감소,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국내 성장과 물가에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미국 새 정부의 관세정책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점검했다. 한은은 “주가의 경우 보호무역 강화,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크게 하락해 밸류에이션이 장기 평균을 상당폭 밑돌고 있다”며 “조선·방위산업 등 미국 신정부 정책 수혜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가 큰 점도 주가의 추가 하락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5년 3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5년 3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