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택 교수의 D-엣지] 알고리즘과 가짜뉴스, 그리고 금융시장

송민택 교수
송민택 교수

지금 우리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뉴스는 끊임없이 쏟아지고 투자정보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그런데 우리는 이 많은 정보들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정보는 많지만, 어떤 것을 믿고 판단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이제 정보는 사람의 손이 아닌 알고리즘을 통해 걸러지고 배치된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관심과 행동 패턴을 분석해 콘텐츠를 자동 추천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추천 방식이 정제된 정보보다 자극적이고 확산되기 쉬운 콘텐츠를 먼저 노출시킨다는 점이다. 정보제공자 관점에선 소비자의 클릭률과 체류시간을 중시한다. 이 때문에 진위 여부가 불명확한 허위 정보나 가짜뉴스, 편향된 콘텐츠가 더 쉽게 앞자리를 차지하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구조가 어떤 파장을 불러왔는지는 몇 가지 글로벌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러시아의 한 인터넷 여론조사 업체는 가짜 계정과 자동화된 봇, 타깃 광고를 활용해 미국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그 영향으로 미국 사회는 여론 분열과 정치적 양극화에 빠르게 휩싸였다. 브라질에선 왓츠앱을 통한 허위 정보가 확산되면서 선거 결과가 왜곡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폭스뉴스는 2020년 대선 이후, 선거 시스템 제조업체에 대해 근거 없는 부정 의혹을 반복 보도했다. 그 결과 약 8억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해야만 했다.

이와 같은 알고리즘 기반의 정보 확산 구조는 정치 문제를 넘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 판단은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허위 정보가 반복 노출될 경우 시장 쏠림이나 비이성적인 급등락이 발생하기 쉽다. 과도하게 왜곡된 정보는 개인 투자자의 손실을 넘어, 금융시장 전반의 신뢰를 흔드는 요인이 된다. 정보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위협하는 새로운 리스크가 다름 아닌 알고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도 이런 문제를 감지하고 있다. 정보 왜곡에 따른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응 방향을 지속적으로 모색 중이다. 일부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핀테크 회사들은 뉴스 기반 투자 분석 시스템에 허위 정보 탐지나 출처 분석 기능을 시험적으로 도입해왔다. 한편, 금융당국도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정보 유통 구조에 대한 규율과 허위 정보 관련 처벌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보의 정확성과 출처의 투명성을 반영한 현실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한편, 가짜 정보의 대응 수단으로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기술은 현실적인 도구일 수 있다. AI는 문맥 분석과 패턴 인식을 통해 허위 정보를 감지할 수 있고, 블록체인은 콘텐츠 생성 시점과 유통 경로를 투명하게 기록해 조작 가능성을 줄여준다. 실제로 미국의 뉴스가드(NewsGuard)처럼 정보 신뢰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이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뉴스 유통 실험이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두 기술이 결합되면, 정보 확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기술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알고리즘의 설계 원칙과 윤리 기준, 플랫폼 기업의 책임 이행까지 함께 정비돼야 한다. 일부 정보제공자들이 작동 원리를 공개하고 있지만 영향력은 제한적이고 사후 대응도 부족하다. 결국 자율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검증과 제도화가 병행돼야 한다.

알고리즘과 가짜뉴스 문제는 우리가 어떤 정보를 믿고 어떻게 판단할지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다. 이는 정보의 신뢰성과 금융시장 안정성 모두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두 영역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투명한 알고리즘과 올바른 정보 유통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회를 지키기 위한 조건이다.

송민택 한양대 겸임교수 pascalsong@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