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료연구원(KIMS·원장 최철진)은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정호상 박사 연구팀이 서울성모병원과 함께 관절 윤활액을 이용해 골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을 10분 내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65세 이상 인구 약 50% 이상이 골 관절염 증상을 겪으며 류마티스 관절염은 100명 중 1명이 평생 앓는 심각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골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은 비슷한 질병처럼 보이지만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달라 초기 진단에서 정확하게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X-레이, MRI, 혈액검사 등을 활용해 진단했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정확도에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체 관절 속 존재하는 윤활액에 주목했다. 윤활액에는 몸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 결과물인 대사산물이 포함돼 있는데 그 조성 차이를 분석해 두 관절염을 10분 내로 구분하고 류마티스 관절염 중증도까지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는 분자 고유 광학신호가 수백만배 이상 증폭되는 현상인 표면증강 라만산란(SERS) 기술이 활용된다. 관절 윤활액 속 미세 분자 신호를 증폭하고 이를 인공지능(AI) 분석법과 수학 알고리즘으로 계산해 관절염을 유발하는 극미량의 물질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여기에 체액을 잘 흡습하는 종이 표면에 바다 성게 모양 금 나노 구조체를 형성해 만든 진단 센서를 활용해 간단하고 신속한 진단을 실현했다.
연구진은 서울성모병원과 함께 환자를 120명을 대상으로 이 기술을 활용해 검사했다. 그 결과 골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을 94% 이상 정확도로 진단 및 구분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중증도 구분 정확도는 95% 이상을 달성했다.
정호상 선임연구원은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진단뿐 아니라 치료 경과를 확인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질병으로의 확장 연구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