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경쟁 가속화 속 AI 프롬프트 디자인](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4/03/news-p.v1.20250403.a313851d13d84380a2aafc4aadf3daa0_P3.jpg)
요즘 인공지능(AI) 세계는 전쟁터다.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최근 중국의 딥씨크(DeepSeek)가 고성능 AI 모델을 발표하며 산업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오픈AI, 구글, 메타, 아마존 같은 기존 글로벌 선두 기업들 사이에 새로운 강자가 끼어든 것이다. 딥씨크는 적은 비용으로도 경쟁력 있는 성능을 구현해내며 기존 기업들의 독주에 균열을 내고 있다. 이는 AI 생태계 긴장감을 높이고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든다.
이 흐름은 AI 기술 발전 속도를 더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기업들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으며,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과거에는 수개월 단위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몇 주 만에 대규모 변화가 감지된다. 이러한 빠른 변화는 사용자 기대치를 높이고, 더 나은 기술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선순환을 만든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가격 구조다. 경쟁이 심화되며 AI 서비스 가격은 낮아지고 있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고기능 서비스도 증가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유료 기능을 무료로 전환하거나 체험판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AI 초보자에게 진입 장벽을 낮춰주며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과거에는 몇몇 대형 모델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크기, 목적, 언어 특화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어에 특화된 AI, 법률 문서용 AI, 코딩 특화 AI 등 용도에 따라 모델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다양성은 맞춤형 활용을 가능하게 하고, 전문 분야에서도 AI 활용도를 높인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을 짚고 가고자 한다. 아무리 뛰어난 AI를 사용하더라도, 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기대한 결과를 얻기 어렵다. 결국 AI는 도구일 뿐이다. 도구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무기가 되기도 하고, 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프롬프트 디자인(Prompt Design)'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는 것이다.
프롬프트는 사용자가 AI에게 원하는 것을 명확히 전달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지시를 넘어, 질문 방식과 문장 구조, 정보 구체성 등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프롬프트가 구체적이고 목적에 부합할수록, AI는 더 정확하고 실용적인 응답을 낸다. 반면에 모호한 프롬프트는 엉뚱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계약서를 작성해줘”라는 요청은 너무 일반적이다. 어떤 계약서인지, 조건은 무엇인지, 문서 형식은 어떤지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AI는 정확한 결과를 내기 어렵다. 반면에 “A회사와 B회사 간 1년 용역 계약서, 월 500만원 지급, 성과 기준은 매달 말 보고서 제출, 분쟁 해결 조항 포함”처럼 요청하면 훨씬 실용적인 문서를 받을 수 있다. 같은 도구라도 활용 방식에 따라 효율은 크게 달라진다.
좋은 프롬프트를 만들려면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문장은 짧고 명확해야 한다. 둘째, 목적과 맥락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셋째, 필요한 정보는 빠짐없이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넷째, 산출물의 스타일이나 톤이 있다면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다. 형식에 따라 결과의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프롬프트 작성 능력은 AI 시대의 새로운 문해력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은 가치를 끌어낸다. 특히 AI가 일상과 업무에 깊숙이 들어온 지금, 프롬프트 능력은 개인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결정짓는 핵심 역량이 됐다.
결론적으로, AI 모델 간 치열한 경쟁은 사용자에게 더 빠르고 저렴하며 다양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분명한 효익이다. 하지만 AI를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자신의 목적에 맞춰 조정할 수 있을 때 그것은 혜택이 된다. 그러므로 프롬프트 디자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앞으로는 누가 더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잘 묻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다.
노규성 한국생성형AI연구원장 ksnoh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