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최종 11명의 후보가 등록한 가운데 본격적인 '4강 컷오프 경쟁'에 돌입했다. 당초 변수로 떠올랐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경선 불참이 공식화되면서 1차 컷오프 구도가 확정됐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불참까지 겹쳐 '4위 싸움'이 최대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당 대선 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 경선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앞서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개혁신당 원내대표, 이철우 경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등 8명과 함께 강성현 전 국회의원 후보와 김민숙 전 서영대 초빙교수, 정일권 전 민족통일촉진본부 홍보실장 등 총 11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16일 서류심사를 거쳐 1차 경선 참여 후보자가 발표될 예정이며, 오는 22일까지 100% 일반 국민 여론조사로 상위 4명을 가리는 1차 컷오프에 돌입한다.
경선 초반 구도는 '빅3'로 불리는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 선두권을 형성했다. 나경원·안철수 의원이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관전 포인트는 나 의원이 4강에 진출할 경우, '반탄(탄핵 반대) 3인 vs 찬탄(탄핵 찬성) 1인' 구도가 형성된다. 만약 안 의원이 올라설 경우 '2대2' 균형 구도가 형성돼 향후 본선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경선의 마지막 변수였던 한덕수 권한대행의 불참을 공식화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행은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추가 언급은 권한대행의 중요한 업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한 대행의 무소속 출마 및 단일화 가능성 등은 여전히 정치권의 관측 속에 남게 됐다.
각 후보들은 본격적인 정책 비전 발표와 함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비판도 강화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성장하는 중산층'을 핵심 키워드로 첫 정책비전을 발표하며, “AI 인프라와 생태계 조성에 200조 원을 투자해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식 복지 포퓰리즘은 하지 않겠다”며 현금성 복지와 차별화된 실용적 복지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드럼통에 들어간 사진을 공개하며, “'드럼통 정치'에 많은 국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드럼통에 들어갈지언정,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전 대표를 악마화하기 위해 만든 밈을 따라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드럼통에 사람 하나 묻어버린다고 진실까지 묻힐 거라 생각하지 마시라”고 썼다.
안철수 의원은 한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그는 SNS에 “한동훈의 출마는 이재명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며 “검사 출신의 무책임한 대선 출마는 보수를 수렁에 빠뜨릴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홍준표 전 시장과 김문수 전 장관 역시 연일 '정권 재창출의 적임자'를 자처하며, 윤석열 정부 계승과 이재명 심판론을 강하게 강조하고 있다.
경선판 밖의 변수였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는 반사이익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들의 지지층 일부가 한 전 대표에게로 향할 것이란 분석과 함께, 향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의 단일화 여부도 향후 대선판 흐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22일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한 후, 당심(선거인단)과 민심(일반 여론조사)을 각각 50%씩 반영해 최종 2인을 가려낸 뒤, 5월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하게 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