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스타트업 해외 진출 전략 재점검...'트럼프 핀셋대책' 세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중소벤처기업부가 통상 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스타트업 해외 진출 전략을 전면 재점검하고, '핀셋형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최근 산하 창업진흥원을 통해 '스타트업 해외진출 전략시장 설정 및 진출전략 수립 연구'에 착수했다.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이후 국가·업종별 통상 정책이 대대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스타트업 글로벌 확장 전략을 구체화하려는 목적이다.

중기부는 미국 중심 기술 공급망 재편 가능성과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등 글로벌 통상질서 변화에 대응해 진출 우선 시장을 재설정하고, 전략시장별 맞춤형 진출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비자 취득, 법인 설립, 현지 채용, 비즈니스 파트너 발굴, 마케팅, 투자 유치 등 스타트업 진출 전 주기를 포괄하는 실행 중심형 프로그램 설계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중기부는 최대 5개의 전략시장을 도출하고, 이를 대상으로 하는 종합적인 정책 지원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더불어 최소 60개 이상 신규 해외 거점 확보 계획을 세우고, 기관 간 협업을 통한 복합지원형 플랫폼 구축과 기능 고도화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역량은 아직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22년 기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스타트업은 약 300개로 전체 7%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는 2000개(진출 비율 90%), 이스라엘은 1600개(80%)에 달한다. 해외 투자 유치 비중 역시 최근 3년간 7%에 머물고 있으며, 싱가포르(32%), 영국(25%), 프랑스(12%) 등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 기조에 대해 한국 스타트업 해외 진출과 투자 유치의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진출한 스타트업의 대해 사업 확장, 자금 조달, 규제 대응 측면에서 직접적인 타격이 그 이유다.

미국 벤처캐피탈(VC) 해외 투자 위축 가능성과 함께 환율 불안, 금리 인상 등 복합적인 리스크도 글로벌 자금 흐름에 위협을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빅테크' 우선 기조 역시 디지털 규제 환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스타트업 글로벌 진입 장벽은 계속 높아질 수 있다고 관측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우리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전략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며 “전략시장 선정부터 현지 진출 실행계획까지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