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업무에 따라 임금을 차등 책정하는 직무 중심 보수 체계(직무급제)를 도입한다. 직무 가치와 전문성을 중심으로 한 차별적 보상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강화하고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직무급제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철저한 성과주의 체계를 바탕으로 한 인사 시스템을 구축해 '일하는 롯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직무급제는 직무 가치에 따라 임금을 산정하는 보상체계를 뜻한다. 직원마다 맡은 업무를 난이도와 중요도에 따라 구분하고 기본급 차이를 두겠다는 의미다.
현재 롯데 계열사 중 직무급제를 도입한 곳은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홍기획 △롯데이노베이트가 있다. 롯데는 올해 롯데백화점과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에 추가 도입을 추진한다.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직무급제를 도입한 곳은 없다. 직무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는 만큼 직군 간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롯데 또한 현재 연공서열에 기반한 연봉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재계 6위 롯데가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것은 '파격'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노조 반발이 변수다. 과거 다른 대기업들도 직원들 반발에 부딪혀 직무급제 전면 도입에 실패한 바 있다. 노조 협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재계 관측이 나온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직무 전문성 강화를 통한 혁신적 성과 창출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일부 계열사에 직무 기반 HR 인사제도를 순차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