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병원은 김현준·박도양 이비인후과 수면센터 교수팀이 양압기(CPAP) 사용이 음주 후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수면의 질을 높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평소 음주와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성인 53명을 대상으로 음주 여부와 양압기 사용 여부에 따라 총 4회 수면검사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체중 1kg당 1g의 알코올을 섭취했으며, 수면 전후 혈중과 호흡 중 에탄올 및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양압기를 사용한 그룹에서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 속도가 최대 21%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숙취의 주요 원인이자 간암, 위암, 구강암 등 여러 암의 위험을 높이는 1급 발암물질이다.
김현준 교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에 의해 분해됐다”며 “이 과정에 충분한 산소 공급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산소 공급이 부족해 ALDH 기능이 저하되고,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가 느려진다”며 “양압기 사용으로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 이 독성물질을 훨씬 빨리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는 양압기 사용이 음주 후 수면의 질을 크게 개선하는 효과도 확인했다. 양압기 사용 시 술을 마신 날에도 수면무호흡 발생이 정상 수준으로 낮아졌고, 깊은 수면(N3 단계) 비율이 증가하며 밤중 깨어나는 횟수도 줄었다.
김 교수는 “음주 후 양압기를 꺼두는 경우가 많지만, 술을 마신 날일수록 양압기 사용이 더욱 필요하다”며 “양압기는 코골이 감소뿐 아니라 알코올 대사와 건강 관리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양압기가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첫 사례로,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음주 후 건강 관리에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2025년 4월호에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