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가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자신을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후보는 “이대로 가면 공멸”이라며, 후보 간 자율적인 단일화를 제안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5월 3일 전당대회 이후 하루도 마음 편할 시간이 없었다”며 “승리의 기쁨도 잠시, 당선된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당 지도부의 작업이 있었다는 결정적 사실을 어젯밤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해 일생 싸워온 저로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정당 민주주의에 반한다”며 “당 지도부는 무소속 후보를 위해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려 한다. 경선 후보들은 들러리였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김 후보는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향해서도 “이런 시나리오를 알고 무소속 후보로 등록했느냐”고 따졌다.
김 후보는 “이런 식의 강제 단일화는 아무 감동도 서사도 없다”며 후보 간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일주일간의 선거운동과 다음 주 수·목·금요일 방송토론 및 여론조사를 통한 '자율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어 그는 “강제 단일화는 사실상 강제 후보교체이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당헌 제74조에 따른 당무우선권 발동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 지도부는 이 시간 이후 강제 단일화 작업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또한 김 후보는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에는 불참할 것이라며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한덕수 후보와 나라를 위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