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출신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8일(현지시각)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은 제267대 교황으로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선출됐다고 밝혔다.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이틀만이자 네 번째 투표에서 결정됐다.
그가 사용할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카톨릭에서 '레오'는 라틴어 '사자'에서 따와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미국 시카고 태생인 레오 14세 교황의 탄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방금 교황으로 선출된 프레보스트 추기경에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그가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란 사실을 알게 돼 매우 영광”이라고 축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정말 흥분되는 일이며, 이는 우리나라에 큰 영광이다. 교황 레오14세와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매우 뜻깊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미국 출신의 교황 선출을 반겼다.
레오 14세 교황은 1955년 9월 14일생으로 1977년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입회한 뒤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85년부터는 페루에서 20년 넘게 선교사로 활동하며 주교직을 수행했고, 페루 시민권도 취득했다. 2023년 프란치스코 전임 교황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레오 14세는 가톨릭 교회 2000년 역사상 첫번째 미국 출신 교황이다.
가톨릭계는 미국이 교황까지 배출할 경우 교회가 특정 국가의 영향력 아래 놓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초강대국 출신 배제'라는 암묵적 룰을 가지고 있었다.
이와 관련, 그가 미국 국적 외에 페루 시민권을 가지고 있으며, 20년 넘게 중남미에서 선교 활동을 해 온 '국경없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금기를 깨고 교황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 외신의 분석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