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기차 ㎿충전시대 기대 크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1차 조건이 충전 환경 개선인 데는 이견이 없다. 최근 대형 화재 발생으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고 있지만, 이는 기술 안전성 확보와 함께 대중 인식 변화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풀릴 문제일 것이다. 결국, 십여년 전 전기차 도입기부터 현재 대중 확산 초입까지 일관된 문제는 충전기 성능이었던 셈이다.

정부가 이에 대한 확고한 답을 내놓았다. 전기차 보급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오는 2028년께 '메가와트충전시스템(MCS)'을 도입, 전기차 이용자들이 사용토록 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쉽게 말해 전기차를 5분내 완충(완전충전)시킬 수 있는 초급속 시스템이다. 일반 주유나 가스충전 때와 맞먹거나 오히려 짧아지는 새로운 사용자경험 전환이다.

이는 전기차 사용 환경에 완전히 새로운 장을 열게 될 조치다. 예를 들어 장거리 출퇴근용으로 전기차를 쓰는 이용자도 더 이상 직장에서 일하다 어떻게 충전할지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고속도로에서 일반 내연차 처럼 잠깐 커피 한 잔 마시는 동안 완충하고 다시 달릴 수 있다.

이처럼 MCS 보급과 활용은 이전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것에 버금가는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초급속 충전이다 보니 배터리 용량이 큰 전기 화물차, 버스, 선박 등 대형 이동수단에도 '전동화'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다. 발 빠르게 MCS 관련 기술표준을 확보한다면 해외 시장과 충전기 수요를 한꺼번에 잡을 기회이기도하다.

그러나 정부도 인지하다시피 MCS 만능주의는 불필요할뿐더러 자칫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안전한 완속~급속충천기를 생활 밀착형으로 설치, 보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MCS를 지역 전기차 보급률, 충전수요,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략적으로 확대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MCS는 초급속이고 전력망 인입이나 고발열 문제 등을 안고 있는 만큼 차량별 용도와 접근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도 필요하다.

앞으로 2~3년이면 열릴 MCS 시대, 전기차의 새로운 질주를 미리 그려본다. 지금처럼 안전 문제나 충전 인프라 불만족에 갇혀 있는 전기차가 그때부턴 대중화의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다. 또 한번 충전 속도혁명이 전기차 확산에도 불을 붙일 것이다.

전기차 사용자를 위한 기술 진화가 그 자체에 머물지 말고 우리나라가 초급속 충전기술이 국내 표준을 넘어 국제 표준으로 당당히 제안되고 채택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