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해진 경기 전망…KDI “경기 둔화 지표 나타나”

컨테이너 쌓인 신선대부두.[연합뉴스]
컨테이너 쌓인 신선대부두.[연합뉴스]

한국경제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5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가운데, 통상 여건 악화로 수출도 둔화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그동안 경기 진단에서 '경기 하방 위험', '하방 압력 확대' 등을 경고해왔다. 이번 동향에서는 기존 진단보다 한층 더 암울한 '경기 둔화' 표현을 사용했다. 내수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 등의 하방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경기 둔화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KDI는 “광공업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을 중심으로 생산 증가세가 낮은 수준에 머무른 가운데, 통상 여건 악화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점증했다”고 평가했다.

3월 전산업생산은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월(1.2%)과 유사한 1.3%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생산은 26.8% 증가하며 광공업생산 증가를 이끌었지만, 건설업 생산은 14.7% 감소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수출 여건도 악화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대(對) 미국 수출이 10.6% 줄어들었으며, 품목별로는 자동차(-20.7%)와 철강(-11.6%) 등이 하락하며 관세인상 영향이 반영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승용차가 10.0% 증가하며 소매판매(1.5%) 증가를 이끌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26.8%) 확대에 힘입어 3월 14.1% 증가했지만 설비투자전망 BSI는 90으로 장기평균(95)을 하회했다.

향후 경기 전망도 통상 여건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KDI는 “세계경제는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와 경제심리 위축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이 대폭 하향됐고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대내외 경제심리도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