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AI로 암세포 DNA 검출 감도 1천배 높였다

한국재료연구원, 광학 기반 바이오센서 개발
초기 암 단계 메틸화된 DNA 고감도 검출 가능

암세포 DNA 조기 검출 초고감도 바이오센서를 개발한 한국재료연구원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정호상 선임연구원(오른쪽)과 살라후딘 학생연구원.
암세포 DNA 조기 검출 초고감도 바이오센서를 개발한 한국재료연구원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정호상 선임연구원(오른쪽)과 살라후딘 학생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KIMS·원장 최철진)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정호상 박사 연구팀이 혈액 내에 존재하는 아주 적은 양의 암세포 DNA를 기존 바이오센서보다 1000배 세밀하게 검출하는 광학 기반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일반적인 액체생검보다 민감도와 특이도는 뛰어나고 복잡한 검사 없이 빛의 신호와 인공지능(AI) 분석만으로 암 조기진단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차별점은 갖는다.

암세포는 발생 시 혈액 속 DNA 표면에 작은 화학적 변화를 일으킨다. 이를 메틸화(Methylation) 정도가 변화한다고 표현한다. 초기 암 단계에서 메틸화된 DNA 농도는 매우 낮아 기존 바이오센서로는 고감도로 검출하기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메틸화된 DNA를 별도의 분석 과정 없이 고감도 광학 신호와 AI 분석으로 검출하는 바이오센서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고감도 광학 신호와 AI 분석법을 플라즈모닉 소재에 접목했다. 이 소재는 빛에 반응해 DNA 분자 광학 신호를 1억배 이상 증폭시킬 수 있어 매우 적은 양의 DNA도 검출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암 발생 초기에 메틸화된 DNA를 물 한 방울에 설탕 1000분의 25알갱이를 넣은 수준의 농도인 25팸토그램(fg)/mL 수준까지 찾을 수 있다. 기존 바이오센서에 비해 1000배 세밀한 감도 수준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바이오센서를 대장암 환자 60명에게 적용해 분석한 결과 암 유무를 99%의 정확도로 진단했다. 암 진행 단계도 1기부터 4기까지 정확하게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분석 과정에서 필요한 혈액량은 100마이크로리터(uL) 수준이었으며 20분 이내에 진단을 끝낼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고 신속한 공정으로 이뤄졌다.

이 기술은 전처리 없이 극미량의 암 DNA를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암 진단 시장에서 임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병원과 건강검진센터, 자가진단 키트나 이동형 진단 장비 적용은 물론 정밀 의료나 현장진단(POCT)에도 효과적이다.

정호상 박사는 “이번 기술은 암 조기진단뿐 아니라 예후 예측이나 치료 반응까지 진단할 수 있는 차세대 진단 플랫폼”이라며 “앞으로 자가면역 질환이나 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질병으로 적용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