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공간 지능 기술 갖춘 공간정보 구현 위한 민관 협력 사례로 주목
구글 지도 반출 요구 속 토종플랫폼-정부 협력에 눈길

네이버가 국토지리정보원과 함께 초정밀 공간정보를 구축한다. 디지털 트윈부터 정밀 측위까지 아우르는 네이버의 공간정보 기술이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만드는 국가 공간정보에 접목될 전망이다. 구글이 고정밀지도 반출을 요구한 가운데 국내 플랫폼 기업과 정부의 민관 협력 사례로 주목된다.
네이버와 네이버랩스는 지난 13일 국토지리정보원과 국가 공간정보 활용 및 공간정보산업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14일 밝혔다. 공간정보 기반 기술 고도화와 국민 편의 증진을 위한 생활밀착형 서비스 개발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번 협약으로 네이버·네이버랩스와 국토지리정보원은 초정밀 공간정보를 함께 구축한다. 국토지리정보원의 공간정보와 네이버랩스의 디지털 트윈 기술, 네이버 지도 플랫폼 역량을 결합해 공간정보 서비스를 만든다. 이를 위해 공간정보협의체를 구성하고, 고정밀 공간정보 구축과 활용 증진을 위한 다양한 과제도 공동 추진한다.
이를 통해 국가 공간정보의 정밀도와 위치 정확도는 물론 데이터 확장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랩스는 도시 단위 디지털 트윈 솔루션 등을 바탕으로 한 첨단 공간지능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 기술이 국토지리정보원의 항공 사진, 위성·정사 영상, 3차원 공간정보, 실내 공간 정보 등 국가 공간정보와 결합할 전망이다.
특히 네이버의 공간지능 기술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국토정보지리원에서 제작하는 최고 정밀지도는 축척 1대1000 수준으로 이는 도시 계획,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에 활용되는 축척 1대5000 지도보다 정밀하다. 네이버랩스는 이보다 더욱 정밀한 수준의 3D 지도 제작을 자체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랩스의 기술은 지도 축척으로는 1대500~600 수준”이라면서 “(디지털 트윈 등을 결합하면) 장기적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국토지리정보원의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위치 정보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사용자 경험과 편의성 또한 향상될 전망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의 고품질 공간정보 데이터를 활용하면 네이버 지도 플랫폼으로 3차원 지도, 실내외 통합 경로 안내 등 실생활에 밀접한 서비스를 정밀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MOU로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과 정부의 민관 협력 사례가 탄생할 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국내 경제에 기여가 적은 구글 등 외국 플랫폼 기업과는 달리 정부와 협력하면서 초정밀지도를 구축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국내 공간정보 기술 생태계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구글은 지난 2월 우리 정부에 축척 1대5000의 고정밀지도 해외 반출을 요구했고, 업계에서는 '무임승차'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14일 구글의 고정밀 국가기본도 국외 반출 요청에 대한 결정을 유보하고 오는 8월 11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조우석 국토지리정보원장은 “고정밀 매핑 기술을 보유한 네이버와 협력으로 국내 지도 구축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면서 “이번 협력은 위치와 장소 정보 최신화, 연계 서비스 발굴 등 민간에서 투자와 노력이 국내 공간정보산업 전반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국토지리정보원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네이버가 보유한 지도 플랫폼과 공간지능 기술이 혁신적인 서비스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도 국내 대표 인터넷 플랫폼 기업으로서 꾸준히 연구하고 축적한 기술이 사용자 편익과 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