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0.8%로 반토막…수출 -0.4% 전망

석 달 만에 1.6%→0.8%…국책기관 첫 0%대
중국 30%·캐나다 25% 등 보편관세 전제
민간소비 1.1%·취업자 9만명 증가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김지연 전망총괄(왼쪽)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규철 경제전망실장.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김지연 전망총괄(왼쪽)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규철 경제전망실장.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대폭 하향했다. 국내 주요 기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0%대 성장률을 내놓은 것으로 세 달 전 전망치 대비 성장률 눈높이를 절반이나 낮췄다.

KDI는 14일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0.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월 전망에서 예상한 1.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KDI는 상반기 성장률은 0.3%, 하반기는 1.3%를 예측했다.

이번 전망치는 중국은 30%, 캐나다와 멕시코 25%, 나머지 국가는 10%의 기본관세가 부과되는 것을 전제로 산출됐다.

KDI의 이번 전망은 투자은행들의 시각과 비슷하다. 골드만삭스, 시티 등 IB업계는 지난달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IB 8곳의 평균 전망치는 3월 1.4%에서 4월 말 0.8%로 대폭 하락했다.

KDI는 “정국 불안이 지속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가시적인 내수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3.0%에 이어 올해에도 -4.2%로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1.7% 증가에 그치며 회복세가 제약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지난해와 비슷한 1.1% 증가를 예상한 가운데 취업자 증가 폭도 9만명으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수출 또한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하고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경상수지 흑자 추세가 지속되면서 대외건전성은 양호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상품 수출 증가율은 -0.4%를 기록할 전망이다.

KDI는 경제전망의 위협 요인으로 '통상 갈등'을 꼽았다. 미국이 높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상대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하면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될 경우 수출 여건이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KDI는 추가 재정 투입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화정책은 완화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향후 경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는 것이 아니라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추입은 신중해야 한다”며 “금리는 올해 추가적인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