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면역 반응 재현 '어셈블로이드' 개발...코로나 연구 등 활용 기대

폐 어셈블로이드 대식작용 기능분석
폐 어셈블로이드 대식작용 기능분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권석윤)이 실제 인간 폐 환경을 모사한 '폐포 어셈블로이드'를 개발했다.

생명연은 이미옥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박사팀이 김정현 질병청 박사(현 아주대 약대)팀과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5일 밝혔다.

폐는 외부 공기와 직접 접촉해 바이러스·세균·미세먼지 등 유해 물질에 가장 먼저 노출된다. 폐포 상피세포와 상주 대식세포가 상호 협력해 초기 면역반응을 조율하는데, 이런 세포 간 상호작용과 면역 기능 연구는 주로 쥐 등 실험동물 모델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인간·동물 간 생리 차이로, 실제 인간 폐 세포 간 상호작용과 면역 반응을 정확히 재현하는 것은 어려웠다.

해답이 오가노이드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3차원 구조로 만든 미니 장기로, 실제 장기 구조·기능을 부분 모사해 인간 장기와 유사한 환경을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생명과학과 의과학분야 핵심 미래 기술이다.

다만 기존 폐 오가노이드 모델에는 면역세포가 포함돼 있지 않아, 복잡한 폐 면역환경 재현에 역부족이었다.

연구팀은 인간 줄기세포에서 유도된 폐포 상피세포 및 대식세포 유사 세포를 공동 배양해 실제 인간 폐 구조와 면역 반응을 재현할 수 있는 '유도 폐포 어셈블로이드'를 만들어냈다.

연구책임자 이미옥 박사(오른쪽)와 이영선 UST학생(제1저자).
연구책임자 이미옥 박사(오른쪽)와 이영선 UST학생(제1저자).

또 두 세포군 각각의 분화 및 기능 특성을 최적화하고 공동 배양 맞춤형 배양 조건을 확립, 세포 간 상호작용 유지에도 성공했다.

체내 반응을 연구실에서 재현·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 최초 성과다.

특히 손상 상피세포 제거, 산화 지질 흡수, 결핵균 감염 반응 등 실제 폐포 대식세포가 수행하는 기능을 정교하게 재현할 수 있어 현재 중증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및 고위험조류독감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또 국가전임상지원센터(KPEC)는 개발 모델을 산·학·연에서 발굴한 호흡기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 유효성 평가에 이용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이미옥 박사는 “그동안 오가노이드연구에서 면역세포 부재가 주요 기능 한계로 지적 받아 왔는데, 이번 연구로 폐 손상 및 감염성 질환 연구를 위한 새로운 3D 연구플랫폼이 개발됐다”며 “향후 폐포 어셈블로이드를 활용해 빠르고 정확한 폐면역반응모사로 폐 재생 신약 개발 및 신변종 감염병 신속 대응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4월 9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