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기본자본 14조원 증발…금감원 “취약보험사 철저히 감독”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50% 미만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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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보험사에서 건전성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자본의 질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건전성 관리가 취약한 보험사에 대해 철저한 감독을 예고했다.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경과조치 적용후 보험사 지급여력비율(K-ICS비율)이 206.7%로 전분기 말(218.3%) 대비 11.6%p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별로는 생보사가 203.4%, 손보사가 211.0%로 각각 8.3%p, 16.0%p 건전성 수치가 하락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다.

감독당국은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보험사가 가용할 수 있는 자본이 축소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금리 하락에 따라 보험부채가 증가했고 결산배당 등으로 경과조치 후 가용자본이 10조8000억원가량 축소된 상태다.

특히 가용자본 중 기본자본(Tier1)이 14조원 이상 급감하면서 자본의 질까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가용자본은 손실흡수성에 따라 기본자본(Tier1, 자본금·이익잉여금 등)과 보완자본(Tier2, 후순위채 등)으로 나뉜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경과조치 후 기본자본이 14조2000억원 감소한 반면, 보완자본은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자본 위축을 채권으로 방어하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회사별로는 △KDB생명 24.8% △푸본현대생명 43.1% △IM라이프 12.5% △하나손보 42.8% 등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비율)이 해외 규제수준(50~70%)을 밑도는 회사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롯데손보 -1.6%와 △MG손보 -7.4% 등은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마이너스로 나타나 자본 대부분을 채권으로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자본의 질을 고려한 균형감 있는 자본 관리를 강조했다. 금리하락으로 기본자본이 크게 감소한 점을 고려할 때, 급격한 시장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정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향후 보험사들은 기본자본 관리를 위해 채권 발행(보완자본)이 아닌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자본확충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완자본은 자본 확충이 용이하나 손실 흡수에 제약이 있고 관련 이자비용이 장기적으로 지급여력을 저하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취약 보험사를 중심으로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할 계획”이라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기본자본 킥스비율을 새 자본규제 지표로 도입할 예정이다. 향후 규제 도입영향 분석과 소통을 바탕으로 기본자본 규제 방안이 마련된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