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각 당 대선 주자들이 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 분야는 우선순위에서 한 발 밀려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나와 있는 교육 공약마저도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에듀플러스는 교육계에 산적해 있는 현안 가운데 새 정부가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교육 정책을 차례로 짚어본다.
이번 대선에 나선 주요 후보자 공약에서는 구체적인 학령인구 감소,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공약을 찾기 힘들다. 이재명 후보의 '저출생·고령화 극복', 김문수 후보의 '청년이 크는 나라' 정도가 고등교육과 연결될 수 있는 정책 슬로건이라 예상해 볼 수 있다.
현재 대학의 가장 큰 우려를 꼽으라면 '학령인구 감소'다. 특히 지방에 위치한 대학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문을 닫는 대학은 늘어나고, 해마다 지방대학 입학생 충원율은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까지 폐교된 전국의 대학은 총 22곳이다. 2000년 광주예술대를 시작으로 2024년 강원관광대까지 대학원대학 형태를 제외하면 폐교된 대학은 지방에 집중됐다.
학령인구는 심각한 수준으로 줄고 있다. 2011년은 수능 지원자 수가 71만2227명은 최다였다. 2025학년도 수능 지원자 수는 52만2607명으로 2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13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이 발표한 '2023~2024 고등교육통계 자료집'을 보면 지방을 포함한 전국 대학의 재학생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일반대 재학생 수는 2020년 145만9456명에서 2024년 137만79389명으로 8만67명 감소했다.
사총협 산하 '중소규모 사립대학 지원 특별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소멸위험지역은 전국 228개 시구군 중 130곳(57%)로 나타났다. 이는 2005년 33곳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소멸위험지역은 지방에 집중돼 있다. 전국 대학 중 소멸위험 지역 내에 4등급(소멸위험진입)에 해당하는 대학은 58개교, 5등급(소멸 고위험)에 해당하는 대학은 7개교 등으로 65개 대학이 포함됐다.
![[에듀플러스]〈대선, 주목해야 할 교육 정책은〉①지역·지방대 소멸 대책 공약에 안 보인다…“정부 나서 고등교육 정책 마련해야”](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5/15/news-p.v1.20250515.be99d95eeaf3494e908101ca52755a81_P1.png)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를 모토로 내걸고, 학령인구 감소로 존폐 위기에선 지방대학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공언했다. 공약의 실행 사항 중 하나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ISE)와 글로컬대학30이다.
라이즈의 출범에 앞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주목할 만한 성과는 없었다. 라이즈는 중앙의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해 지자체와 지방대학이 본격적으로 각 지역에 맞는 정책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예산 사업이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한 지역 대학 기획처장은 “라이즈는 대학 살리기보다는 도지사 등 지자체장의 공약 사항을 처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며 “오히려 개별 대학이 사업을 수주하던 때보다 효과가 미미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라이즈가 시행된다고 해도 지자체별 예산 자립도에 차이가 있고, 대형대학 중심으로 예산이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라이즈 보다는 근본적인 고등교육 소멸에 대응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대와 지방대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지역 교수는 “서울과 지방에서 키워진 연구자가 계속 연구하고 학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방대가 무너지면 안 된다”며 “지방대가 사라지면 그만큼 연구자 수도 줄어 결국 학문 존폐를 위협하게 된다”고 짚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차기 정부에 “지방대를 방치한 고등교육 개혁을 생각할 수 없다”며 “라이즈의 본격화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한되고, 정부가 나서 전체 대학이 교육과 연구 여건을 개선하고 상생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고등교육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