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9] 김문수 “계엄 사과”…'尹 탈당'엔 “판단 존중” 선 그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및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및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 요구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거리를 뒀다. 윤 전 대통령의 거취는 대선 직전까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후보는 “헌법에 보장된 비상대권이라 하더라도 경찰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국가적 대혼란이 오기 전에는 계엄권 발동은 적절치 않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제가 (계엄을) 미리 알았다면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은 안 된다'고 조목조목 말했을 것”이라며 개인적 반성과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김 후보는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처음으로 계엄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은 보다 정제된 표현으로 국민을 향한 공식 사과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지방 시장에 가면 장사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계엄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느낀다”며 “생활이 어려워진 분들, 국론 분열을 체감한 국민들에게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자 계엄을 찬성했던 석동현 변호사는 김문수 캠프에 합류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대통령 후보가 '탈당하십시오,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전날에도 김 후보는 “대통령께서 잘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탈당 압박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김 후보의 연이은 계엄 사과는 사실상 여권 내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줄 수 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탈당에는 선을 긋고 있어 당의 진상 규명·책임론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은 여전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 내부에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과 계엄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권고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이 위원장은 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대해서도 “당 대표 시절 전국 단위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인물인데 사실상 출당 상태에 이른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이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취소하고 복권시켜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제기됐다. 이에 당 윤리위는 이날 공지를 통해 “이 후보(에 대한 징계 처분)은 지난 2023년 11월 2일 당내 화합을 위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처분 취소가 의결됐다”고 밝혔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도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윤 전 대통령을) 찾아뵙고, '당과 대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 줄 것으로 요청드리겠다”며 “대통령께 정중히 탈당을 권고드릴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탈당이 실제 대선 지형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계엄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정치적 책임 없이 마지못해 탈당하는 방식은 의미가 없다”며 탈당의 정치적 실효성 자체를 부인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