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삼성이 정경유착 등 오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준법 방파제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위원장은 16일 발간한 준감위 2024 연간 보고서에서 “부당한 외부 압력으로부터 독립을 위한 확고한 신념이 필요한 때”라며 “삼성을 향한 어떤 외압도 견딜 수 있는 준법 방파제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 가입에 숙고를 거듭했다고 밝혔다. 준감위는 지난해 8월 삼성 관계사들의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 회비 납부를 승인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회원을 보호하며 목소리를 대변할 경제인 단체는 필요하지만, 그 단체가 정치권력의 전리품이나 로비 창구가 되면 안 된다”며 “기업이 당장의 이익이나 불이익 회피를 위해 정경유착의 유혹에 빠지면 얼마나 혹독한 뒷감당을 했는지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국내외 경제 예측과 안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모든 분야에 있어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시간”이라며 “국내외를 불문하고 정치를 진원지로 경제가 요동치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차이가 있다면 국내는 정치와 법조가 맞물려 갈등과 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이라며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 대선 때문에 경영 불확실성이 심화 중이지만, 혼란스러울수록 원칙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또 “위원회 활동을 굳건히 뒷받침해 준 고 한종희 부회장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11월 준감위가 이 회장과 간담회를 한 내용도 담겼다.
간담회에서 준감위는 이 회장에게 준법 위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사내 준법문화 정착을 위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회장도 준감위 활동방향에 동참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준감위는 지난해 최초로 해외 사업장과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 해 1월 관계사가 진출해 있는 베트남을 방문했다. 올해 2월에는 루마니아와 폴란드 및 헝가리 등 동유럽 지역의 관계사 사업장을 방문해 각 관계사 준법경영 현황을 점검했다. 해외 현지에서 준수해야 할 노동과 환경 및 안전 법규 준수 현황을 점검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