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내주 관세 2차 기술 협의 시작...안덕근·그리어 양국 통상 장관 합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국과 미국이 내주 미국에서 균형 무역, 비관세 조치 등 6개 분야를 중심으로 본격 관세 협상에 나선다. 양국의 관세 협상 관련 의제가 한층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제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산업부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다음주에 2차 기술 협의를 개최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ICC에서 그리어 USTR 대표를 만나 미국의 관세 조치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다. 간담회는 협의 직후 이뤄졌다.

안 장관에 따르면 2차 기술 협의는 산업부와 관계부처로 구성된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균형 무역, 비관세 조치, 경제 안보, 디지털 교역, 원산지, 상업적 고려 등 6개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앞서 한미 정부는 지난달 2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뤄진 한미 2+2 고위급 통상 협의에서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 8일까지를 협상 시한으로 두고 포괄적 합의를 도출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양국은 지난 2+2 고위급 협의 직후 세부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6개가량의 실무 작업반을 꾸려 각각의 논의를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어 1일 워싱턴 DC에서 양측이 국장급 당국자들이 참여한 1차 기술 협의를 개최했지만 세부 의제를 좁히는 단계로까지 넘어가지는 못했다. 미국이 19개국과 동시에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USTR의 물리적 여력이 부족했다.

이번 2차 기술 협의에선 양국 협상이 보다 진척될 공산이 높다. 6개 분야는 미국이 모든 협상국을 상대로 만든 '틀'로 2차 협의에서는 한국만의 의제가 추려진다.

이와 관련해 안 장관은 “디지털 교역 분야는 구글 지도 같은 것이고, 원산지 분야는 우리나라만의 이슈가 아니라 협의의 틀”이라며 “상업적 고려 분야도 현재까지는 구체적으로 (미국측에서)제기된 바가 없는데, 다음 주 기술협의서 구체적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특히 한미 관세 협상이 다른나라와 달리 산업협력이라는 양국의 공통 지향점 안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지렛대로 보다 원활한 협상을 풀어낼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은 단순히 무역 균형이라는, 적자를 줄인다는 것을 넘어서서 산업협력에 중요한 파트너라는 것”이라며 “조선뿐 아니라 에너지,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미국 전략분야에 있어서 중요한 파트너라는 점을 미국과의 중요한 협의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협상 시한이 빠듯한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국의) 정치 상황을 오늘 충분히 설명했다. 그리어 대표도 미국 정부가 (이를) 이해하고 있고, 우리가 정치 상황을 이용해 불필요하게 협상을 지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공식적으로 유예된 기간이 7월 8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협의하고 있고 시한이 빠듯하다”며 “기한을 못 맞추면 7월 9일부터 관세가 발효돼서, 우리로서는 합의해서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어와의 만남에서 요청한 사항으로는 “국별(상호)관세 및 품목관세 일체에 대한 면제를 재차 요청했다”며 “한국은 타국과 다르게 한미 FTA를 체결한 국가이고, 그로 인해 교역이 심화한 국가라는 점, 산업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관세 문제가 불거졌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하고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양국 교역에서 자동차, 철강 품목 관세가 중요하다는 점도 설명했다”며 “(2차) 기술협의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