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6]후보 4인 첫 TV토론…한미 통상전략 '실용외교 vs 강경대응' 격론

대선 주자들이 첫 TV토론에서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각 후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압박 재개 가능성을 전제로 대미 협상 전략과 외교 노선 등을 두고 첨예하게 맞섰다.

18일 열린 제21대 대선 후보자 초청 TV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고객 중심의 실용 외교'를 강조하며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국익 중심”이라며 “미국이 여러 요구를 해도 이를 100% 다 수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본도 조기 협상을 하겠다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고, 중국도 초기엔 강경하게 나오다 협상에서 유연성을 보였다”며 “우리 역시 서두를 필요 없이 섬세하고 유능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만·중국 분쟁에 너무 깊이 관여할 필요 없다'는 과거 발언과 관련한 다른 후보들의 비판에 대해 “국익 중심 유연 대응이 원칙”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침략에 침묵하고 매번 입장이 바뀌는 것은 외교적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가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있어 유리한 협상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7월 8일로 예정된 관세 유예 종료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며 강력한 대미 외교 역량을 내세웠다.

그러나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그런 태도는 비굴한 외교”라며 “트럼프 관세 폭탄은 단순한 관세가 아니라 약탈”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국가의 경제 주권을 지키기 위한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굴복이 아닌 자존의 외교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도 “서두른 타결보다는 협상 카드를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며 정부의 섣부른 접근을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우리는 한미 양국이 단순한 교역국이 아니라, 안보와 전략을 공유하는 우방국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다만 미국과 연대를 공고히 하려면, 일본과 관계 또한 실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재명 후보는 일본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왔고, 과거에 일본을 '적성국가'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했다”며 “이런 접근으로는 외교안보의 복잡한 전략 환경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책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검증도 이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풍력 기반 데이터센터' 구상에 대해 “중국이 장악한 불안정한 에너지원을 왜 선택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는 전 세계적 표준이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안정성도 보완 가능하다”고 맞섰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사드 철회 주장,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면담 논란 등을 거론하며 “한미동맹에 혼란을 주는 반미적 인식”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외교는 감정이 아닌 실용”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와도 실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권영국 후보는 향후 대미 관세 협상 대표단 구성 원칙과 관련해 국익·안보·경제 자주권을 기본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협상 대표 인선을 상대 후보들에게 물었으나 유보했다. 권 후보는 “우리 당에서는 김종대 전 의원을 대표 협상자로 검토 중”이라며 공개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